미 월가 2분기 엇갈린 실적…일반은행 부진, 투자은행 선전

미 2위은행 BOA 순이익 52% 급감…모건스탠리 순이익 45% 늘어 분기 기록
코로나19 침체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일반은행들 실적 '발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미국의 금융회사들이 엇갈린 표정을 짓고 있다. 일반은행들이 예상대로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반면, 투자은행 중에서는 오히려 '역대급' 호성적을 내놓는 곳도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에 따르면 자산 기준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분기 순이익이 35억3천만달러(약 4조3천억원)로 전년 동기(73억5천만달러)보다 52% 급감했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 BOA의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우려해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BOA는 1분기 47억6천만달러에 이어 2분기에는 51억2천만달러를 따로 적립했다.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른 메이저 일반은행들인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웰스파고 역시 2분기 대손충당금 합계가 280억달러에 이른다고 WSJ이 전했다.

BOA의 2분기 매출은 223억3천만달러(약 27조원)로 작년 동기보다 3%가량 감소했고, 주당 순익은 0.37달러로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0.28달러보다 높았다. 다만 트레이딩 부문의 매출은 44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2분기보다 35% 뛰었다.

특히 채권 트레이딩 매출이 50% 급등했고, 주식 트레이딩 매출은 7% 올랐다.
이에 반해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이날 공개한 2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보다 45% 급증한 32억달러(약 3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역시 134억달러(약 16조원)로 30%가량 뛰었다.

모건스탠리의 2분기 순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최고의 분기별 성적이다.

주당 순익도 1.77달러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전망치(1.12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자산운용 부문 매출은 47억달러로 6% 늘었으나, 트레이딩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한 56억달러로 집계됐다.

채권 트레이딩 매출이 170%, 주식 트레이딩 매출이 23% 각각 늘어났다.

모건스탠리뿐 아니라 전날 먼저 실적을 발표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이 41% 급증하는 등 호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WSJ은 대손충당금 적립이 일반 상업은행들의 수익을 끌어내린 반면, 주식거래와 보험 거래 증가가 투자은행들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