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액티브] "인테리어가 된 소화전…불났을때 찾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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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색 입은 듯…주변 기둥과 한 몸 된 소화전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고흥 윤호21병원 화재 등 많은 사상자를 낸 대형 화재가 최근 잇달아 발생했지만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여전히 소화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 등 비상상황 때 대형 쇼핑몰 등에서 소방시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 홍대 일대를 돌아봤다.
◇ "어디 숨었나"…쇼핑몰 소화전 찾는데 10분 넘게 걸려
지난 14일 오후 2시께 찾은 신촌역 지하연결통로.
대형 쇼핑몰과 연결된 통로를 따라 걷는 내내 소화전을 찾아봤지만 좀처럼 발견할 수 없었다.
10분이 지나서야 겨우 발견한 소화전은 문과 표기가 반사되는 스테인리스로 재질로 돼 있어 대형 거울로 착각하기 쉬웠다. 아래위 벽면도 같은 재질이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소화전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신촌역을 자주 지나다니는 대학생 안모(23)씨는 "무심코 봤을 때 소화전이 아니라 거울인 줄 알았다"며 "평소에도 소화전을 주의 깊게 보지 않았는데 화재가 발생하면 우왕좌왕해서 재빨리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쇼핑몰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소화전과 옆 벽면의 색이 달라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하고 관련 법령상 문제가 없다"면서도 "추가로 개선 사항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2호선으로 2개 역 거리인 합정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쇼핑몰 로고 아래 설치된 옥내 소화전은 쇼핑몰 인테리어의 일부처럼 보였다.
소화전 입구가 살짝 파여있긴 했지만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소화전인 줄 모르고 지나칠 수 있을 정도였다. 합정역을 나와 20여분을 걸어 도착한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는 소화전이 외벽과 같은 회색 벽지로 덮여있었다.
소화기가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소화전 인테리어 활용은 위험…눈에 잘 띄는 붉은색 적용 필요"
옥내 소화전에 시트지를 붙이거나 외벽과 비슷하게 도색을 해도 현행법상 문제는 없다.
'옥내소화전설비의 화재안전기준'에 관련 규정이 명시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옥내 소화전에 위치 표시등이나 '소화전' 문구는 꼭 들어가야 하지만 도색까지 강제할 수는 없다"며 "관련 질의를 받으면 옥내 소화전 테두리를 외벽과 다르게 디자인해 육안으로 구별 가능하게 해 달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관 때문에 소화전을 내부 인테리어와 비슷하게 설치하면 비상 상황때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옥내 소화전은 소방대원뿐만 아니라 화재 현장 가까이에 있는 시민들이 쉽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설치된 것"이라며 "(관련 규정이) 현행 법령에 없더라도 옥내 소화전이 설치 목적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빨간색 등 눈에 띄는 색으로 나타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되면 사람들이 극도의 긴장 상태가 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소화전을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업주들은 화재 시 누구나 소화전을 찾을 수 있도록 소화전 색상이나 위치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민들은 평소에 소화전 사용법 등을 숙지해놓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고흥 윤호21병원 화재 등 많은 사상자를 낸 대형 화재가 최근 잇달아 발생했지만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여전히 소화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 등 비상상황 때 대형 쇼핑몰 등에서 소방시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 홍대 일대를 돌아봤다.
◇ "어디 숨었나"…쇼핑몰 소화전 찾는데 10분 넘게 걸려
지난 14일 오후 2시께 찾은 신촌역 지하연결통로.
대형 쇼핑몰과 연결된 통로를 따라 걷는 내내 소화전을 찾아봤지만 좀처럼 발견할 수 없었다.
10분이 지나서야 겨우 발견한 소화전은 문과 표기가 반사되는 스테인리스로 재질로 돼 있어 대형 거울로 착각하기 쉬웠다. 아래위 벽면도 같은 재질이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소화전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신촌역을 자주 지나다니는 대학생 안모(23)씨는 "무심코 봤을 때 소화전이 아니라 거울인 줄 알았다"며 "평소에도 소화전을 주의 깊게 보지 않았는데 화재가 발생하면 우왕좌왕해서 재빨리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쇼핑몰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소화전과 옆 벽면의 색이 달라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하고 관련 법령상 문제가 없다"면서도 "추가로 개선 사항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2호선으로 2개 역 거리인 합정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쇼핑몰 로고 아래 설치된 옥내 소화전은 쇼핑몰 인테리어의 일부처럼 보였다.
소화전 입구가 살짝 파여있긴 했지만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소화전인 줄 모르고 지나칠 수 있을 정도였다. 합정역을 나와 20여분을 걸어 도착한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는 소화전이 외벽과 같은 회색 벽지로 덮여있었다.
소화기가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소화전 인테리어 활용은 위험…눈에 잘 띄는 붉은색 적용 필요"
옥내 소화전에 시트지를 붙이거나 외벽과 비슷하게 도색을 해도 현행법상 문제는 없다.
'옥내소화전설비의 화재안전기준'에 관련 규정이 명시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옥내 소화전에 위치 표시등이나 '소화전' 문구는 꼭 들어가야 하지만 도색까지 강제할 수는 없다"며 "관련 질의를 받으면 옥내 소화전 테두리를 외벽과 다르게 디자인해 육안으로 구별 가능하게 해 달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관 때문에 소화전을 내부 인테리어와 비슷하게 설치하면 비상 상황때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옥내 소화전은 소방대원뿐만 아니라 화재 현장 가까이에 있는 시민들이 쉽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설치된 것"이라며 "(관련 규정이) 현행 법령에 없더라도 옥내 소화전이 설치 목적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빨간색 등 눈에 띄는 색으로 나타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되면 사람들이 극도의 긴장 상태가 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소화전을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업주들은 화재 시 누구나 소화전을 찾을 수 있도록 소화전 색상이나 위치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민들은 평소에 소화전 사용법 등을 숙지해놓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