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도 꾸미는 시대…앞니에 주얼리 붙이는 '투스 젬' 인기

1020 세대서 개성 표출 수단으로 부상
전문가 "과시하려는 '플렉스' 문화 일종…치아 건강 유의해야"

유튜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최근 치아 주얼리(보석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주로 10대와 20대 젊은 층에서 주목받는 치아 주얼리는 자신이 원하는 큐빅을 붙이는 '투스 젬'(tooth gem)과 틀니 같은 액서서리인 '그릴즈'(grillz)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치아를 본뜬 뒤 금이나 은으로 틀니 모양 장식물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그릴즈보다 접착제로 간편하게 보석류를 붙이는 투스 젬이 각광을 받고 있다.

◇ "피어싱도 흔해져…투스 젬이 개성 표현에 적절"
유튜브에 게시된 투스 젬 시술 후기 영상 중에는 조회 수가 36만 회에 육박하는 것도 있다.인스타그램에서는 투스 젬 관련 해시태그 게시물이 500개를 넘었다.

다음 아이디 '인***'는 "요즘엔 이런 것(투스 젬)까지 하는 것이 기괴하면서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투스 젬 착용자들은 피어싱마저 흔해진 시대에 기존 액세서리보다 독특한 투스 젬이 자기 개성을 표출하기에 적절하다고 말한다.
투스 젬 시술 리뷰 영상을 올린 유튜버 꽁지씨는 지난 14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틱톡 같은 SNS를 돌아다니다 보니 반짝이는 치아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보여 최신 트렌드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다"며 "투스 젬은 웃을 때마다 눈에 띄어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타들도 치아 주얼리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는 지난달 26일 '하우 유 라이크 댓' 뮤직비디오와 티저에서 치아 주얼리를 착용했다.가수 이영지도 지난달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투스 젬을 착용한 영상을 올렸다.
◇ "SNS 과시 문화 영향…치아 손상 초래할수도"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플렉스'(flex·돈을 쓰며 자랑한다는 뜻의 신조어)와 '있어빌리티'(남들에게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을 뜻하는 신조어)와 같은 과시 문화가 부상하면서 치아 주얼리가 유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과거 외국 힙합 문화와 함께 성장한 그릴즈 등 치아 주얼리가 요즘 들어 회자되는 것은 일부 젊은 세대에서 과시를 즐기는 플렉스 문화가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라며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 공간이 발달하면서 과시 문화를 다수와 공유할 수 있는 점도 유행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큐빅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치아 부위에 붙이는 행위는 남들이 꺼리는 것에 대한 위험 부담을 감수한 채 이를 정체성으로 만들려는 청년들의 반항 정신으로도 해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치의학계에서는 치아 주얼리 착용이 치아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치과 의사는 "문신 시술소나 피어싱 숍에서 석션기 등 정식 기구가 준비되지 않은 채 치아 주얼리 시술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투스 젬이나 그릴즈는 피부에 타투를 하는 것과 비슷해 치아 구조에 일부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히 고민한 뒤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학생 손모(23)씨도 "피어싱을 즐기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기만족을 위해 하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며 "이를 닦거나 일상생활할 때는 조금 불편해 보이고, 치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기사제보나 문의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