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홍창기 "제발 공이 그라운드에 먼저 떨어지길 빌었죠"

19일 한화전 2-2 동점 상황, 8회 말 짜릿한 결승타
홍창기(27·LG 트윈스)는 우중간으로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면 "제발 떨어져라"라고 빌었다. 공이 야수에 잡히기 전에 그라운드에 닿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홍창기와 LG 동료들의 바람처럼, 공은 우중간에 떨어졌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홍창기는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며 환하게 웃었다. LG는 19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6-2로 승리했다.

2-2로 맞선 8회 말 1사 1, 2루에서 홍창기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경기 뒤 만난 홍창기는 "볼 카운트(1볼-2스트라이크)가 몰린 상황이어서, 공을 맞히려고 노력했다.

후속타자 오지환 선배가 최근 워낙 잘 치고 있어서, 진루타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타구가 좋은 코스로 날아가서 마음속으로 '제발 떨어져라'고 빌었다.

운 좋게 결승타를 쳤다"고 말했다.
홍창기는 몇 차례나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인내와 실력으로 만든 결승타였다.

2016년 2차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LG에 입단한 대졸 홍창기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총 38경기만 뛰었다.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도 했다.

1군의 벽은 높았지만, 홍창기는 좌절하지 않았다.

LG 구단도 홍창기의 타격 재능을 확인한 뒤 '트레이드 불가 선수'로 분류했다.

올해 홍창기는 19일까지 1군에서 55경기를 치렀다.

6월 30일 잠실 kt wiz전에서는 개인 첫 홈런을 '연장 끝내기 홈런'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천웅이 손목 부상을 당하자, 홍창기를 임시 1번 타자로 정했다.

그만큼 홍창기는 타격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홍창기는 "2군에서 1번 타자로 출전한 적이 있어서, 지금 자리가 부담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코치와 선배들의 가르침을 흡수하며 더 나은 타자로 성장하고 있다.

홍창기는 "최근 오른쪽 다리를 들지 않는 타격 자세를 배웠다.

다리에 신경 쓰지 않으니, 공을 맞히는 게 한결 수월하다"고 '성장의 예'를 설명하기도 했다.

홍창기는 학창 시절 이종범 전 LG 코치, 이병규 현 LG 타격 코치를 동경했다.

지금은 팀 선배 박용택과 김현수를 보며 배운다.

동경하는 선배들보다는 늦게 1군 무대에 자리 잡았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 홍창기는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