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에서 항뇌전증 의약품 '가바펜틴' 발견

수처리과정에서 독성 물질로 바뀔 수 있어
우리가 먹는 물에 의약품의 일부가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윤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은 낙동강 물에서 뇌전증 치료제 ‘가바펜틴’을 광범위하게 발견했다. 연구진은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정수장에서도 가바펜틴이 발견됐으며, 빠른 시간 안에 독성이 있는 물질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강물은 여러 정수 과정을 거쳐 수돗물로 사용된다. 연구진은 물을 소독하는 과정에서 가바펜틴의 일부가 염소와 반응해 니트릴 작용기로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 니트릴 작용기는 탄소와 질소가 삼중결합을 한 작용기로 체내에 흡수되면 시안화이온으로 분해된다.

시안화이온을 갖는 화합물은 대부분 독성을 띄며, 치명적인 독약으로 알려진 청산가리가 대표적이다. 정수장의 후속공정에서 대부분 제거되지만 상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윤호 교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의약품이 수처리 공정에서 변환돼 먹는 물의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오염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