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트시그널3' 제작진이 밝힌 논란과 의혹, 그 후…

'하트시그널' 시리즈 이진민 CP, 박철환 PD 인터뷰
출연진 논란부터 스포일러까지
'하트시그널' 제작진, 시즌4 계획까지
/사진=채널A '하트시그널3' 포스터
시작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하트시그널3'을 만든 제작진을 만났다. 프로그램을 끝낸 소감에 "다사다난했다"고 답했던 이들은 모든 의혹과 논란에 겸허했고, 그럼에도 프로그램을 지지해준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출연진에 대해서도 "우리가 초대했던 사람들"이라면서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인사이동을 통해 제작본부장으로 승진한 이진민 CP, 제작팀장으로 승진한 박철환 PD의 이야기다.

채널A '하트시그널'은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하게 된 청춘 남녀들이 서로 '썸'을 타고, 연예인 예측단이 이들의 심리를 추리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2017년 첫 방송이 된 후 올해 7월 시즌3까지 방송됐다. 참여자들의 섬세한 심리를 따라가며 매 시즌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이번 시즌3에서도 방송이 끝날 때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매 시즌마다 출연진들과 관련된 의혹이 불거지고, 출연자들의 범법 행위가 추후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매회 화제를 모으면서 마지막까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시즌3에서도 학폭 의혹, 학력 위조, 폭력 전과 등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지만 '하트시그널3'의 '과몰입 시청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름을 바꿨는데…"

박철환 PD는 '하트시그널3'를 시작하기 전 박경식에서 '박철환'으로 개명했다. 몇몇 시청자들은 "이번에 연출자가 바뀌어서 재미가 없다", "음악이 별로다" 등의 평을 하기도 했지만 두 사람은 동일 인물이다. 박철환 PD는 "이름을 잘못바꿨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촬영부터 방송까지, 지난 6개월의 시간을 돌아봤다.

박철환 PD는 "많은 이슈가 있었고, 저 뿐 아니라 많은 제작진들이 다사다난했던 6개월을 보냈다"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아 안타깝고, 죄송하고, 그럼에도 지켜봐준 분들께 정말 감사했다"고 입을 열었다.

'하트시그널' 시리즈를 함께 하면서 박철환 PD와 부부의 연을 맺은 이진민 CP 역시 "내용 뿐 아니라 음악도 모두 박 감독님이 많은 시도를 했는데, 연출자가 바뀌었다는 반응을 보면서 편집실에서 많이 좌절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하트시그널3'를 하면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저 역시 죄송한 마음이 가장 먼저"라며 "이걸 기다렸던 시청자들이 원하는 마음와 바람이 있었을 텐데, 어떤식으로든 그걸 방해하는 상황이 발생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그널 하우스에서 보여준 출연자들의 모습과 감정은 '진짜'였다"며 "그 모습을 오롯이 시청자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지난 작업기를 털어놓았다.

반복됐던 논란, "검증? 내부적인 절차 있지만…"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일반인 출연자들의 논란이 계속되면서 "다음엔 '일반인 말고 연예인으로 해볼까'라는 마음도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그동안 했던 마음 고생도 드러냈다. 서류 접수 후 3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방송 후 불거질 수 있는 여러 상황들에 대해 출연진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다소 실례가 될 수 있는 질문도 했다"고 했지만, 논란은 끊임없이 나왔다. 이진민 CP는 "연애 프로그램인데, 연인이 있는 분들이 신청하기도 했다"며 "이전의 사례도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증을 했다고 생각해서 여쭤봤는데, 시즌3를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거 같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하트시그널3' 예고 영상 캡처
박철환 PD는 "3차 인터뷰를 할때는 방송이 시작되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한다. 그때 '아쉽지만 이번엔 힘들겠다'고 한 출연자들도 적지 않다"며 "이번에 함께한 8명의 출연자는 그분들도 예상치 못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면서 조심스러웠던 상황을 전했다.

또 "저희가 개인적인 이력은 인권침해 문제 때문에 제대로 하기 힘들고, SNS도 개인적인 매력이 엿보여 출연을 제안할 순 있지만 그 이상의 뒷조사는 불가능하다"며 "할 수 있는한 최선의 사전조사를 했는데 많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 시즌을 하는 내내 '시즌4를 하게 된다면 어떤 신뢰관계를 쌓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했다"고 털어 놓았다.

김강열의 폭력 전과 등 "범죄인 이력 조회 정도는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개인 동의가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또 "우리와 미팅을 하러 올 때 출연자들은 '연애를 하고 싶다'는 기대감과 시즌 1, 2를 보면서 불거진 논란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갖고 온다"며 "그 두려움을 부각시키면 출연자 후보군들의 매력을 볼 수 없어서 2차 인터뷰까진 그 사람의 연애관을 중점적으로 보고, 3차땐 깊은 얘기가 오고가는데 질문을 드리는데 저희도 지금은 다른 메뉴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한다"고 털어 놓았다.

"다음엔 더 잘하고 싶어요."

프로그램 외적인 부분으로 시끄러운 상황이 벌어졌던 만큼, 다음부터는 '하트시그널' 팬들이 오롯이 시청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더욱 발전된 시즌4를 만들고 싶다"는 계획도 전했다.

박철환 PD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들도 사랑을 받고, 유명인이 되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섬세하게 대처하지 못한 거 같다"며 "저 사람이 나올 자격이 되나'라는 물음표에 대해 우리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한 번도 지난 시즌을 하면서 다음을 생각하고 작업한 적이 없는데, 이번엔 '시즌4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 놓았다. 새로운 시즌에서는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아직 시즌4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없다"면서도 "이번에 강열 씨와 지현 씨가 만났는데 여름 그림이 너무 예뻤다. 계절이 바뀌면 그걸로 인해 바뀌는 부분들이 있는데, 계절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고 밝혀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진민 CP는 "'하트시그널'은 제작 과정이 다른 프로그램보다 힘들다. 촬영분도 많고, 편집도 많이 해야하고, 정말 울면서 한다"고 고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시즌3하면서 '이제 '하트시그널' 보내주자'는 말을 했는데, 박철환 PD는 한 번 더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시즌4를 내년 정도로 기획하려 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