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 연 수도권 국립박물관·미술관…"문화로 위로와 활력을"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 등 재개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았던 수도권 주요 국공립 미술관, 박물관, 궁궐 등이 22일 재개관했다. 사전예약제를 실시하고 시간당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등 전면 개방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움츠렸던 문화계가 활기를 되찾고 관람객들에게도 활력을 전하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전 9시 30분부터 관람객이 줄을 서서 입장했다.

박물관에 따르면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입장 인원을 회당 200명(온라인 예약 150명, 현장 발권 50명)으로 제한해 운영했지만 모든 회차가 거의 매진을 기록했다. 재개관 후 두 번째 주말인 다음 달 1일도 온라인 예약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경복궁의 경우에는 비가 내린 탓이었는지 관람객이 삼삼오오 소규모로 방문했으며, 전체적으로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오늘부터 시작된 경회루 특별관람은 회당 인원 20명을 채우며 높은 호응을 보였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이날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을 다시 열고 관람객을 맞았다.

오전 10시 서울관을 방문한 첫 관람객에게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꽃다발과 도록을 증정했다.

이날 관람객 전원에게는 소장품 엽서 세트를 선물한다. 관람객들은 휴관으로 온라인 개막했던 전시들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서울관에서는 '낯선 전쟁',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아시아 기획전 2020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 전 등이 진행 중이다.

덕수궁관은 유튜브에 전시 영상을 공개해 좋은 반응을 얻은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을 다음 달 23일까지 연장한다.

과천관에서는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 '신나는 빛깔 마당' ,'판화, 판화, 판화' 전 등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에서 사전예약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단체 관람은 받지 않고 관별로 시간당 입장 인원수를 제한하는 '거리두기 관람'으로 운영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재개관하는 미술관이 국민 여러분께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기까지 안전한 관람을 위해 미술관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도 이날 사전예약제로 재개관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본관, 북서울미술관, 남서울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SeMA창고, 백남준기념관, SeMA벙커 등 7개관으로 구성됐다.

서소문 본관에서는 상설전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허스토리 리뷰' 전이 개최된다.

재개관과 함께 개막한 '허스토리 리뷰' 전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가 기증한 작품 200점 중 김원숙, 박인경, 송매희, 송현숙, 안성금, 한애규 등 여성 작가 6명의 작품을 중심으로 1980년대를 조망하는 전시다.

다음 달 12일에는 퍼포먼스 장르에 초점을 맞춘 '하나의 사건' 전이 개막한다.

관람객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사이트(yeyak.seoul.go.kr)를 통해 예약하고, 전자출입명부(QR코드) 인증 후 입장할 수 있다.

북서울미술관에서는 지난 14일 온라인으로 먼저 선보인 '2020 서울사진축제' 전이 열리고, 남서울미술관에서는 건축가 40여팀의 작품을 모은 '모두의 건축소장품' 전이 계속된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시민이 지쳐가고 일상의 행복을 그리워하고 있다"며 이제는 미술관을 직접 방문해 문화예술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