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설' 中 싼샤댐, 최고 수위 10m 남았다…전시상태 돌입

중국 정부·관영 언론, 붕괴설 진화에 총력
21일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에 있는 싼샤댐 인근 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싼샤댐의 물 방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2020.7.22 [사진=연합뉴스]
지난달부터 중국 중부에서 남부에 걸쳐 쏟아진 폭우로 창장(長江·양쯔강)에 있는 세계 최대 싼샤댐이 붕괴설에 휩싸였다. 최고 수위를 불과 10m 정도 남겨둔 상황이어서 일각에서는 폭우가 계속될 경우 댐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싼샤댐이 있는 창장은 한국을 포함해 국제적으로는 양쯔강으로 더 잘 알려졌다. 6300㎞에 이르는 이 강은 아시아에서 가장 길며 세계에서는 나일강과 아마존강에 이어 3번째로 긴 강이다.마오쩌둥은 1950년대부터 전력 생산을 위해 싼샤댐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논란 끝에 1994년 12월 리펑 총리가 후베이성 이창에서 싼샤댐 착공을 선언했다. 싼샤댐은 이창의 세 협곡을 막아 만들어진 댐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만리장성 이후 최대의 토목공사로 불렸다. 싼샤댐은 2003년 발전기를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2009년 완공됐다. 건설비는 약 2000억위안(한화 약 34조원)이 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댐은 높이 185m에 길이 2.3㎞의 위용을 자랑한다. 총저수량은 393억t으로 소양강댐(29억t)의 13배가 넘는다. 발전기 용량은 2240만㎾로 세계 최대 수력 발전소다.문제는 중국에 계속된 폭우로 싼샤댐 붕괴설이 나오면 해당 유역 주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건축과학연구원 황샤오쿤 연구원이 "마지막으로 한번 말한다. 이창 아래 지역은 달아나라"는 글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싼샤댐 붕괴 공포는 극에 달했다. 황샤오쿤 연구원은 자신이 쓴 글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붕괴설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실제로 싼샤댐 수위는 지난 20일에는 최고 수위 175m에 불과 10m 아래까지 차올랐다. 열흘 사이 수위가 16m가량 높아졌다. 일부 대만언론은 싼샤댐이 붕괴하면 하류의 난징과 상하이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싼샤댐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자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은 이를 진화하려 애쓰고 있다. 싼샤댐 관리 회사인 중국 창장싼샤집단의 책임자는 지난 20일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변형이 발생한 적은 없으며 다른 주목할만한 위험도 없다"고 강조했다.오히려 창장싼샤집단은 싼샤댐이 없었으면 창장 중하류 방재가 더욱더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싼샤댐의 효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에 있는 싼샤댐에서 한 화물선이 최고 수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선이 그어진 구조물을 지나고 있다. 2020.7.22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싼샤댐이 무너진다면 그 피해는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터져 나온 물로 주변의 수많은 도시와 농촌이 수몰될 수 있다. 강이 지나가는 안후이·장시·저장·장쑤성의 곡창지대가 매몰돼 식량난이 닥칠 수 있다. 상하이, 난징, 쑤저우 등 동부 대도시에도 치명타다. 이 지역 약 4억~6억명의 주민이 이재민이 될 수 있다. 이 지역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해 사실상 준전시상황이라는 전언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