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건당국, 말라리아약 판매 규제…처방없이 구매 불가

무분별한 소비 억제·재고 물량 확보 위한 조치

브라질 보건 당국이 말라리아약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판매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일반 소비자가 의사의 처방 없이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을 약국에서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위생감시국은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외에 다른 약물도 필요하면 규제 대상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과학적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이들 약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알려지면서 무분별하게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작 약물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재고 물량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브라질에서는 보건부가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약국에서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부족해지면서 말라리아 환자와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5월 말에는 중서부 지역 고속도로에서 파라과이로부터 하이드록시클로로퀸 3천600정을 트럭에 숨겨 밀반입하려다 경찰에 적발된 사건도 있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효과를 극찬하고 직접 복용까지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유명해진 약품이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인 상태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라질 전염병학회(SBI)는 지난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의 모든 단계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즉각적이고 긴급하게'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 중증환자는 물론 경증환자에게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