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입 확진자→지역사회 전파' 사례 총 8건…15명 감염

가족과 지인 각 3명·직장동료 1명·러 선박 수리한 작업자 8명
방역당국 "수리공 관련 지역사회 추가 전파 가능성 배제 못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통한 지역전파 사례가 지금까지 총 8건,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수치를 공개했다.

권 부본부장은 감염 전파를 일으킨 확진자의 유입 국가에 대해 "국적별로 보면 러시아가 가장 많고 이어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과테말라 등의 순이었다"고 설명했다.

해외유입발(發) 2차 감염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해외유입 확진자의 가족과 지인이 각각 3명이었고, 직장 동료가 1명이었다.나머지 8명은 '기타' 유형으로 분류됐는데 이달 8일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원양어선 '페트르원'호(7천733t·승선원 94명)에 직접 올라 수리작업을 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작업자 8명이 이에 해당한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권 부본부장은 "노출 유형별로 보면 업무상 접촉 8명, 동거 4명, 차량 지원 과정 2명, 기타 1명"이라면서 "기타에 해당하는 1명은 자가격리를 위반하고 동반 여행한 뒤 감염된 경우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간 방역당국은 해외유입 확진자의 경우 검역 또는 2주간 자가격리 과정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추가 전파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단언해왔으나 최근 들어 관련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부산항 선박 수리공 확진자 8명(내국인 6명, 외국인 2명)과 관련해서는 지역사회 추가 전파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수리업체 직원 155명에 대한 조사는 마쳤으며, 현재 확진자들의 가족, 지인 등 접촉자 150여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접촉자 규모는 역학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더 커질 수 있고, 또 수리공에 의한 지역사회 'n차 전파' 감염자도 나올 수 있다.정부는 지난 20일부터 국내 작업자와 접촉이 많은 러시아 선박에 대해서는 입항 시 승선 검역을 통해 선원 전수검사를 하고 있지만, 페트르원호는 지난 8일 입항해 전수검사 대상이 아니었다.

하선 희망 선원도 없어 한명도 검사를 받지 않았다.

권 부본부장은 "전수검사 시행 이전에 들어온 선박과 관련해서 수리공들의 밀접 접촉자(가족 등)에게 추가적인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수리공들이 러시아 선원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리공들이 국내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없고, 또 증상이 러시아 선박에 승선한 이후 시작된 점이 그 근거다.방대본 관계자는 "선박 입항으로 인한 해외유입 감염을 최대한 차단하고 부산 수리공으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긴급하게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