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아시아나에 "거래종결 선행조건 충족안돼…재실사하자"(종합)

침묵 깨고 12주 재실사 요구…"15차례 재점검 요청했으나 자료 못 받아"
"금호 측이 계약해제 준비해온 것 아닌가 합리적 의구심 들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현산은 지금까지 인수상황을 재점검하자고 10여차례 요구했으나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공세를 폈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호산업은 최근 러시아 등 해외에서 기업결합신고가 모두 끝나 인수 선행조건이 마무리됐으니 계약을 종결하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현산 측에 보냈는데 이데 대한 회신인 셈이다.
현산은 이번 공문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표명했다면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가까운 시일 안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재실사와 관련해 현산은 ▲ 인수계약의 기준이 되는 2019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하고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 올해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이 실행된 점 ▲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해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된 점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을 자세히 살펴봐야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됐는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문에서 ▲ 아시아나항공의 2019 회계연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적정인 점 ▲ 부채가 2조8천억원 추가 인식되고 1조7천억원 추가차입이 진행되고 있는 점 ▲ 영구전환사채의 추가발행으로 매수인의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점 등을 재점검하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와 계열사 간 저금리 차입금 부당지원 문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포트코리아 런앤히트 사모펀드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 등에 관해서도 확인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4월 초부터 지금까지 15차례 정식 공문을 발송해 재점검이 필요한 세부사항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달했으나 지금까지 충분한 공식적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호·아시아나 측이 지난 14일 일방적으로 거래종결일을 지정해 당 컨소시엄에 통보했다며 이번 공문에서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현산은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 인수 포기설과 관련한 책임을 금호·아시아나 측에 돌렸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이 계약해제에 대비한 TFT를 운영하고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계약 당사자 사이에 어떤 사전 협의가 없었음에도 금호산업이 당 컨소시엄에 계약해제를 통보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여러 차례 보도됐다"며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아시아나 측이 거래종결을 위한 노력보다 계약해제를 내부적으로 이미 결정하고 그동안 이를 위한 준비만 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구심마저 드는 상황"이라며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현산이 조건 재협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산은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거래종결을 요구하는 것은 계약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해제권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도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를 차질없이 진행했고 유상증자, 사채발행 등 인수자금을 예정대로 조달하는 등 인수 절차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