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韓ODA] ② '치안한류' 전해 과테말라 경찰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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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교육센터 건립해 과학수사 기틀 마련, 코로나19 상황본부로 활용
매년 경찰 간부 현지 또는 초청 연수, 한인 사회 치안 확보에도 기여 "일상화한 폭력과 빈번한 민생 범죄로 치안 후진국 소리를 들어왔는데 과학수사 기법 도입 등 경찰력이 강화돼 범인 검거뿐만 아니라 치안 안정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
중미의 과테말라는 살인 범죄로 매년 6천여명이 사망한다.
마약 조직간 범죄보다는 치안 부재에 따른 강도 살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보고서를 보면 과테말라 국민은 30세 이전에 목숨을 잃을 확률이 9%에 이른다. 실제로 살인 피해자의 60%가 11∼30세이기도 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지난해 수도 과테말라시티에 건립한 '경찰교육센터'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찰청 통합 상황본부로 활용 중이다.
야간 통행 금지와 같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과 코로나19로 생긴 범죄 등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상황본부를 관리하는 로니 에스피노자 경찰청 차장은 27일 연합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의 도움으로 과학 수사기법 도입뿐만 아니라 경찰 행정 선진화도 추진돼 시민의 불안이 줄고 있다"며 이같이 반겼다.
◇ 수사·행정 역량 키우는 경찰교육센터 건립
중미에서 개인 보유 총기 수가 가장 많은 과테말라의 불안한 치안을 개선하기 위해 코이카는 2014년부터 8년 계획으로 '치안 강화를 위한 경찰 교육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테말라는 2010년부터 범죄 검거·예방을 위해 차량 조회시스템 구축, 주요 거점 CCTV 설치 확대 등 IT 치안 역량을 높이는 데 힘써왔다. 그러나 이를 운용할 기술력과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코이카는 과테말라 경찰청과 협약을 맺고 한국 경찰이 보유한 다양한 경험과 IT 기술을 지원해왔다.
우선 경찰관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했고, 간부를 한국으로 불러 연수도 진행했다.
과학수사 교육과 연구를 위해 400만 달러(50억원)를 들여 지난해 5월 '경찰교육센터'를 건립했다.
이 센터는 연면적 2천㎡, 2층 규모로 강의실을 비롯해 150석의 강당, 디지털 수사 교육장, 과학수사 실험실, 식당, 기숙사 등을 갖추고 있다.
전국 단위 경찰관의 과학수사 역량 강화 합숙 교육을 추진하던 중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경찰청은 코로나19 대응 허브로 임시활용하고 있다.
코이카는 지난 4월 9일 코로나19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찰관의 방역을 돕기 위해 마스크 1만개를 전달했다.
경찰은 질서유지뿐만 아니라 자가격리자와 코로나19 지정병원을 지원하고 취약계층 물품을 수송 등에 앞장서고 있으나 마스크 물량 부족 등으로 일부 경찰관에서 확진자 등이 나왔다.
마스크 지원 요청을 받은 코이카는 현지 한인 업체에 주문해 마스크를 전달했다. ◇ '치안한류' 중미로 확산
한국 과학수사는 2004년 서남아시아 지진해일 참사, 2011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등 큰 재난 현장에 인력을 보내 희생자 신원 확인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등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이카는 경찰청과 협력해 2015년 4월에 과테말라에 디지털 포렌식 전수단을 파견했다.
디지털 포렌식은 용의자의 유전자나 지문, 휴대전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의 데이터를 수집·복원·분석하는 작업이다.
IT 기술을 도입한 디지털 증거 분석 분야는 한국 경찰의 강점이기도 하다.
국내 디지털 포렌식 전문 요원을 보내 현지 경찰을 교육했고 과테말라 경찰청은 교육 수료생을 바탕으로 '사이버 범죄 수사팀'을 창설했다.
또 2015년부터 한국과 중미통합체제(SICA) 8개국과 치안 성과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SICA 치안역량 강화 콘퍼런스'로 매년 열고 있다.
예르빈 마옌 청장과 에스피노자 차장, 파뉴엘 그라시아 과학수사청장 등 경찰청 주요 간부와 데보라 메자 내부부 차관 등 치안 관련 정부 주요 공직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경찰 행정 노하우 등을 전수하기도 했다.
같은 교육을 받은 멕시코는 수도 멕시코시티에 사이버수사팀을 창설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는 경찰 교원을 파견해 과학수사 기법을 전해줬다.
또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에는 CCTV를 설치하고 범죄 예방 기법도 가르쳤다.
강성한 코이카 사무소장은 "코로나19가 안정되면 경찰 교원 파견과 한국 초청 연수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찰의 'K-방역' 대응 경험도 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인사회 치안 불안도 해소
과테말라는 중미에서 가장 많은 7천여명의 한인이 거주한다.
코이카는 민생의 최일선에 있는 과테말라 경찰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한인이 안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인 대상 납치, 강도, 사망 등 강력 발생 사건시 현지 경찰의 적극적인 협력 체계가 구축됐고 각국 영사 협력 시스템도 도입됐다.
장정윤 과테말라 한글학교 교사는 "과테말라 거주 한인들은 빈번한 버스 강도 등으로 자가용 이동이 필수로 생각할 정도"라며 "더욱이 외국인이다 보니 공권력의 도움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는데 한국 정부의 지원 덕분에 치안 서비스가 향상된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반겼다.
마옌 경찰청장은 "경찰력 강화는 민생 안정으로 이어지기에 상황이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아끼지 않은 코이카에 감사하며 한국과 함께 연대해 코로나19 극복에 앞장설 것"이라며 "한국의 치안 시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교육원센터를 중남미 경찰 교육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미영 코이카 이사장은 "개발도상국에서 민생 안정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꼭 필요한 요소"라며 "과학수사 인프라가 빈약한 과테말라에 한국의 선진화된 수사기법과 수사 체계 등을 꾸준히 전해 치안 강화를 지속해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매년 경찰 간부 현지 또는 초청 연수, 한인 사회 치안 확보에도 기여 "일상화한 폭력과 빈번한 민생 범죄로 치안 후진국 소리를 들어왔는데 과학수사 기법 도입 등 경찰력이 강화돼 범인 검거뿐만 아니라 치안 안정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
중미의 과테말라는 살인 범죄로 매년 6천여명이 사망한다.
마약 조직간 범죄보다는 치안 부재에 따른 강도 살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보고서를 보면 과테말라 국민은 30세 이전에 목숨을 잃을 확률이 9%에 이른다. 실제로 살인 피해자의 60%가 11∼30세이기도 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지난해 수도 과테말라시티에 건립한 '경찰교육센터'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찰청 통합 상황본부로 활용 중이다.
야간 통행 금지와 같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과 코로나19로 생긴 범죄 등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상황본부를 관리하는 로니 에스피노자 경찰청 차장은 27일 연합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의 도움으로 과학 수사기법 도입뿐만 아니라 경찰 행정 선진화도 추진돼 시민의 불안이 줄고 있다"며 이같이 반겼다.
◇ 수사·행정 역량 키우는 경찰교육센터 건립
중미에서 개인 보유 총기 수가 가장 많은 과테말라의 불안한 치안을 개선하기 위해 코이카는 2014년부터 8년 계획으로 '치안 강화를 위한 경찰 교육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테말라는 2010년부터 범죄 검거·예방을 위해 차량 조회시스템 구축, 주요 거점 CCTV 설치 확대 등 IT 치안 역량을 높이는 데 힘써왔다. 그러나 이를 운용할 기술력과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코이카는 과테말라 경찰청과 협약을 맺고 한국 경찰이 보유한 다양한 경험과 IT 기술을 지원해왔다.
우선 경찰관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했고, 간부를 한국으로 불러 연수도 진행했다.
과학수사 교육과 연구를 위해 400만 달러(50억원)를 들여 지난해 5월 '경찰교육센터'를 건립했다.
이 센터는 연면적 2천㎡, 2층 규모로 강의실을 비롯해 150석의 강당, 디지털 수사 교육장, 과학수사 실험실, 식당, 기숙사 등을 갖추고 있다.
전국 단위 경찰관의 과학수사 역량 강화 합숙 교육을 추진하던 중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경찰청은 코로나19 대응 허브로 임시활용하고 있다.
코이카는 지난 4월 9일 코로나19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찰관의 방역을 돕기 위해 마스크 1만개를 전달했다.
경찰은 질서유지뿐만 아니라 자가격리자와 코로나19 지정병원을 지원하고 취약계층 물품을 수송 등에 앞장서고 있으나 마스크 물량 부족 등으로 일부 경찰관에서 확진자 등이 나왔다.
마스크 지원 요청을 받은 코이카는 현지 한인 업체에 주문해 마스크를 전달했다. ◇ '치안한류' 중미로 확산
한국 과학수사는 2004년 서남아시아 지진해일 참사, 2011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등 큰 재난 현장에 인력을 보내 희생자 신원 확인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등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이카는 경찰청과 협력해 2015년 4월에 과테말라에 디지털 포렌식 전수단을 파견했다.
디지털 포렌식은 용의자의 유전자나 지문, 휴대전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의 데이터를 수집·복원·분석하는 작업이다.
IT 기술을 도입한 디지털 증거 분석 분야는 한국 경찰의 강점이기도 하다.
국내 디지털 포렌식 전문 요원을 보내 현지 경찰을 교육했고 과테말라 경찰청은 교육 수료생을 바탕으로 '사이버 범죄 수사팀'을 창설했다.
또 2015년부터 한국과 중미통합체제(SICA) 8개국과 치안 성과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SICA 치안역량 강화 콘퍼런스'로 매년 열고 있다.
예르빈 마옌 청장과 에스피노자 차장, 파뉴엘 그라시아 과학수사청장 등 경찰청 주요 간부와 데보라 메자 내부부 차관 등 치안 관련 정부 주요 공직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경찰 행정 노하우 등을 전수하기도 했다.
같은 교육을 받은 멕시코는 수도 멕시코시티에 사이버수사팀을 창설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는 경찰 교원을 파견해 과학수사 기법을 전해줬다.
또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에는 CCTV를 설치하고 범죄 예방 기법도 가르쳤다.
강성한 코이카 사무소장은 "코로나19가 안정되면 경찰 교원 파견과 한국 초청 연수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찰의 'K-방역' 대응 경험도 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인사회 치안 불안도 해소
과테말라는 중미에서 가장 많은 7천여명의 한인이 거주한다.
코이카는 민생의 최일선에 있는 과테말라 경찰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한인이 안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인 대상 납치, 강도, 사망 등 강력 발생 사건시 현지 경찰의 적극적인 협력 체계가 구축됐고 각국 영사 협력 시스템도 도입됐다.
장정윤 과테말라 한글학교 교사는 "과테말라 거주 한인들은 빈번한 버스 강도 등으로 자가용 이동이 필수로 생각할 정도"라며 "더욱이 외국인이다 보니 공권력의 도움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는데 한국 정부의 지원 덕분에 치안 서비스가 향상된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반겼다.
마옌 경찰청장은 "경찰력 강화는 민생 안정으로 이어지기에 상황이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아끼지 않은 코이카에 감사하며 한국과 함께 연대해 코로나19 극복에 앞장설 것"이라며 "한국의 치안 시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교육원센터를 중남미 경찰 교육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미영 코이카 이사장은 "개발도상국에서 민생 안정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꼭 필요한 요소"라며 "과학수사 인프라가 빈약한 과테말라에 한국의 선진화된 수사기법과 수사 체계 등을 꾸준히 전해 치안 강화를 지속해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