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효과는…"코스피 랠리 vs 시장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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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공매도가 한시 금지된 이후 코스피가 1천포인트가량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공매도 금지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최근 주가 회복을 이끌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공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코스피 다섯달 만에 약 1천포인트 반등…"공매도 금지 덕분"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는 2,407.49로 거래를 마치면서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월 13일 종가(1,771.44)와 비교해 636.05포인트(35.9%) 상승했다.
특히 3월 19일 기록한 연저점(1,457.64)과 비교하면 지수는 약 5개월 만에 949.85포인트(65.2%) 뛰어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같은 기준으로 미국 나스닥지수(60.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50.7%), 일본 니케이225지수(40.7%), 독일 DAX30 지수(52.8%), 영국 FSTE100 지수(21.9%), 프랑스 CAC40 지수(32.2%) 등을 웃도는 수준이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로 주가 하락 요인이 제거됨에 따라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수록 이득을 보는 투자 기법이라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동엽 국민대학교 교수는 "증시 급변 시 투기적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 하락을 가속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가며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매도 재개 이후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지수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상승 행진을 이어간 이유 중 하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국내에서 공매도 금지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달 15일까지로 예정된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느냐 아니냐가 국내 주식시장의 열기가 이어질지, 식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공매도 금지 땐 코스피 하락하기도…"시장 영향 근거 없어"
반면 공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교수는 앞서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 방향' 토론회에서 "공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증적으로는 별다른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대외 이슈나 국내 재정·통화정책 등 다른 변수를 제외하고 공매도 영향만을 따로 분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공매도 금지 사례를 살펴보면 당시 주가는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011년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3개월간 전 종목 공매도가 금지됐을 때 코스피는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 대비 5.9% 상승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장을 덮친 2008년 코스피는 공매도 금지 기간(2008년 10월 1일∼2009년 5월 31일) 중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금지 직전 거래일 대비 3.6% 하락했다.
특히 2008년 10월에는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주가가 폭락하면서 코스피가 10월 1일 1,439.67에서 같은 달 24일 938.75까지 34.9% 하락하기도 했다.
정부의 공매도 금지 카드는 시장 안정 조치의 일환으로, 애초에 주가 부양을 위한 정책도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보다 앞서 공매도를 재개한 해외 증시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같은 신흥국으로 분류되면서 지난 6월 공매도 금지를 조기 해제한 대만의 경우 벤치마크 지수인 자취안 지수가 공매도 금지 해제일 이후 지난 14일까지 10.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8.9% 상승한 S&P 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12.4% 상승한 코스피 상승률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 "공매도 재개 시 단기 변동성 확대…추세적 영향은 제한적"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는 다양한 매매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며, 공매도 금지 연장 혹은 공매도 거래 재개가 증시 수급 환경에 큰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안을 우려하는 투자심리 위축과 이로 인한 차익 매물 출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최근 주가가 많이 상승한 만큼 향후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떠날지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주가지수는 공매도의 재개 여부보다 코로나19의 종식 및 글로벌 경기 회복에 좌우될 것이란 의미다.[표] 과거 공매도 금지 전후 코스피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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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 직전 │ 공매도 금지 │ 공매도 금지 │공매도 직전 │
│ │ 거래일 │ 개시일 │ 종료일 │대비 상승률 │
│ │ │ │(거래일 기준) │ (%) │
├────┼────────┼────────┼───────┼──────┤
│ 2008 │ 2008.9.30 │ 2008.10.1 │ 2009.5.29 │ │
├────┼────────┼────────┼───────┼──────┤
│ 코스피 │ 1,448.06 │ 1,439.67 │ 1,395.89 │ -3.6 │
├────┼────────┼────────┼───────┼──────┤
│ │ │ │ │ │
├────┼────────┼────────┼───────┼──────┤
│ 2011 │ 2011.8.9 │ 2011.8.10 │ 2011.11.9 │ │
├────┼────────┼────────┼───────┼──────┤
│ 코스피 │ 1,801.35 │ 1,806.24 │ 1,907.53 │ 5.9 │
└────┴────────┴────────┴───────┴──────┘
(※ 공매도 금지 종료일은 비금융주 기준. 금융주는 2008.10.1∼2013.11.13일까지 제한조치 유지)
/연합뉴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최근 주가 회복을 이끌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공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코스피 다섯달 만에 약 1천포인트 반등…"공매도 금지 덕분"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는 2,407.49로 거래를 마치면서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월 13일 종가(1,771.44)와 비교해 636.05포인트(35.9%) 상승했다.
특히 3월 19일 기록한 연저점(1,457.64)과 비교하면 지수는 약 5개월 만에 949.85포인트(65.2%) 뛰어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같은 기준으로 미국 나스닥지수(60.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50.7%), 일본 니케이225지수(40.7%), 독일 DAX30 지수(52.8%), 영국 FSTE100 지수(21.9%), 프랑스 CAC40 지수(32.2%) 등을 웃도는 수준이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로 주가 하락 요인이 제거됨에 따라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수록 이득을 보는 투자 기법이라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동엽 국민대학교 교수는 "증시 급변 시 투기적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 하락을 가속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가며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매도 재개 이후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지수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상승 행진을 이어간 이유 중 하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국내에서 공매도 금지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달 15일까지로 예정된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느냐 아니냐가 국내 주식시장의 열기가 이어질지, 식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공매도 금지 땐 코스피 하락하기도…"시장 영향 근거 없어"
반면 공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교수는 앞서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 방향' 토론회에서 "공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증적으로는 별다른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대외 이슈나 국내 재정·통화정책 등 다른 변수를 제외하고 공매도 영향만을 따로 분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공매도 금지 사례를 살펴보면 당시 주가는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011년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3개월간 전 종목 공매도가 금지됐을 때 코스피는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 대비 5.9% 상승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장을 덮친 2008년 코스피는 공매도 금지 기간(2008년 10월 1일∼2009년 5월 31일) 중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금지 직전 거래일 대비 3.6% 하락했다.
특히 2008년 10월에는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주가가 폭락하면서 코스피가 10월 1일 1,439.67에서 같은 달 24일 938.75까지 34.9% 하락하기도 했다.
정부의 공매도 금지 카드는 시장 안정 조치의 일환으로, 애초에 주가 부양을 위한 정책도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보다 앞서 공매도를 재개한 해외 증시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같은 신흥국으로 분류되면서 지난 6월 공매도 금지를 조기 해제한 대만의 경우 벤치마크 지수인 자취안 지수가 공매도 금지 해제일 이후 지난 14일까지 10.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8.9% 상승한 S&P 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12.4% 상승한 코스피 상승률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 "공매도 재개 시 단기 변동성 확대…추세적 영향은 제한적"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는 다양한 매매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며, 공매도 금지 연장 혹은 공매도 거래 재개가 증시 수급 환경에 큰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안을 우려하는 투자심리 위축과 이로 인한 차익 매물 출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최근 주가가 많이 상승한 만큼 향후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떠날지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주가지수는 공매도의 재개 여부보다 코로나19의 종식 및 글로벌 경기 회복에 좌우될 것이란 의미다.[표] 과거 공매도 금지 전후 코스피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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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 직전 │ 공매도 금지 │ 공매도 금지 │공매도 직전 │
│ │ 거래일 │ 개시일 │ 종료일 │대비 상승률 │
│ │ │ │(거래일 기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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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 2008.9.30 │ 2008.10.1 │ 2009.5.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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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 1,448.06 │ 1,439.67 │ 1,395.89 │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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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2011 │ 2011.8.9 │ 2011.8.10 │ 2011.11.9 │ │
├────┼────────┼────────┼───────┼──────┤
│ 코스피 │ 1,801.35 │ 1,806.24 │ 1,907.53 │ 5.9 │
└────┴────────┴────────┴───────┴──────┘
(※ 공매도 금지 종료일은 비금융주 기준. 금융주는 2008.10.1∼2013.11.13일까지 제한조치 유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