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연기…전작권 조기 전환도 코로나에 발목

훈련 참가자 확진 18일로 일정 연기
한국군 사령관 미래 FOC 검증 사실상 무산
문 대통령의 '전작권 조기 전환' 차질 우려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18일 시작으로 연기됐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한미동맹은 코로나19 상황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연합 지휘소 훈련(CCPT)을 이달 18일부터 28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이 같은 이번 연합훈련 일정 연기를 공식 발표한 건 처음이다. 당초 16일부터 연합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대전 자운대에 파견된 육군 간부가 지난 1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훈련 일정도 긴급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추가 확진자는 없지만, 밀접접촉자 70여명이 훈련에서 배제되면서 훈련 시작도 미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훈련 중 군 내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훈련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군은 훈련 기간 보건당국 기준보다 강화된 방역 조치와 인원 분산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전작권 조기 전환을 추진하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대신 한미연합사령부의 전투 준비태세 점검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렇게 되면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를 제대로 할 수 없다. 대선 공약으로 임기 내인 2022년까지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엔 전작권 조기 전환 추진으로 방향성을 조정했다.

예행연습은 최병혁 연합사 부사령관이 미래연합사 사령관을 맡는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 훈련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 사령관이 기존처럼 군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고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을 미래연합사의 FOC 검증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필수 절차다. 국지 도발과 대테러 대응 상황 등을 가정한 훈련에서 예정된 FOC 검증이 이뤄졌지만, 북한과의 전면전을 가정한 본 훈련에서는 예행연습만 진행되면서 사실상 FOC 검증이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전반기 연합훈련도 코로나19로 취소된 바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훈련 참가 인원도 축소될 전망이다. 미 본토와 하와이·괌·오키나와 등에 있는 미군도 대규모 참가하지 못한다.

합참은 "(훈련은)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전작권 전한 이후 미래연합군사령부 구조를 적용한 예행연습을 일부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