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 평화협상단원, 총격 부상…탈레반 "우리와 무관"

전 의원 겸 활동가 포지아 쿠피…"생명엔 지장 없어"
아프가니스탄 정부 평화협상단 소속 여성 운동가가 괴한의 총격으로 부상했다고 A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지아 쿠피 전 의원은 14일 오후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

아프간 내무부의 타리크 아리안 대변인은 "카라바그 지구의 시장에서 여동생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쿠피를 괴한이 멈추게 한 뒤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오른팔에 총상을 입기는 했지만 쿠피 전 의원은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또다른 당국자는 전했다. 쿠피는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전 의원으로 현재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의 회담을 위해 꾸린 평화협상단 21명 중 한 명이다.

그는 평소 탈레반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2010년에도 암살 기도에서 살아남았다.

사건 발생 직후 아프간 당국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탈레반은 대변인을 통해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비겁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관련 미국 특사는 "쿠피가 심각한 부상 없이 총격 현장을 탈출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조만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간 포로 교환 문제가 양측 협상의 걸림돌이었는데 최근 아프간 정부가 마지막 남은 탈레반 강경파 포로 400명 중 80명을 풀어주기 시작하면서 협상에 물꼬가 트였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 2월 말 합의를 통해 수감된 탈레반 대원 5천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천명을 교환하기로 했다.

탈레반은 그간 직접 협상을 거부했던 아프간 정부와도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아프간 정부가 포로 교환 거부 의사를 밝혔고 이후 아프간 정부 내 갈등과 정부군-탈레반 간 전투 등이 겹치면서 포로 교환에 차질이 빚어진 상태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