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독립 75주년 기념지폐에 '中 전통의상 삽화?' 논란

뒷면에 전통의상 입은 9명 어린이 모습…"반중 정서 탓"

인도네시아가 독립 75주년을 기념해 '7만5천 루피아' 짜리 기념 지폐를 발행했다. 지폐 뒷면에는 인도네시아 각 지방 전통의상을 입은 어린이 9명의 삽화가 들어있는데, 그중 한 명을 두고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 당국이 해명에 나섰다.
19일 쿰파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독립기념일(8월 17일) 75돌을 맞아 7만5천 루피아(6천원)권 기념 지폐 7천500만장을 발행했다.

본래 인도네시아 지폐는 1천 루피아, 2천 루피아, 5천 루피아, 1만 루피아, 2만 루피아, 5만 루피아, 10만 루피아 등 7종류가 있다. 중앙은행은 예약한 사람만 1인 1매씩 7만5천 루피아권 기념 지폐를 바꿔줬다.

기념 지폐 수량이 한정된 만큼 화폐수집 애호가 등이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앞면에는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와 부통령 모하맛 하타의 얼굴과 최근 발전상을 담아 지하철(MRT)과 트랜스자바 고속도로, 파푸아의 유테파(Youtefa) 다리가 그려졌다. 뒷면에는 인도네시아의 다양성을 나타내기 위해 각기 다른 전통의상을 입은 어린이 9명이 그려졌다.
문제는 뒷면에 그려진 9명의 어린이 가운데 중국 전통 의상을 입은 소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발생했다.

네티즌들은 소년의 모습에 동그라미를 친 지폐 사진을 퍼트리며 의혹을 퍼트렸다. 논란이 커지자 중앙은행은 "중국 의상이 아니라 북칼리만탄 티둥족의 전통 의상"이라며 "문화 전문가들이 어떤 종족 의상을 실을지 논의했고, 이후 티둥족 대표, 현지 교육청과 논의해 어린이를 선발했다"고 해명했다.

모델이 된 소년은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령 북칼리만탄 타라칸에 사는 초등학생 무하맛 이잠 아타야로 밝혀졌다.

무하맛의 아버지는 "부모로서 아이에 대한 가짜뉴스가 우려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논란 덕택에 티둥 전통의상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다"며 "북칼리만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사실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두고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는 '반중 정서가 편집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에도 세탁소에 잔뜩 걸려 있는 한국 구형 전투복을 비추며 '중국 군복'이라며 불안 심리를 부추기는 동영상이 인도네시아에서 퍼져 현지 경찰이 최초 유포자를 체포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유혈 폭동 사태가 발생해 화교(중국인 이주민) 대량 학살과 약탈 사건이 벌어졌다.

지금도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는 화교가 경제권을 빼앗으려 한다는 반중 정서가 남아있다.

한국 군복이 왜 거기 있어?…인도네시아 세탁소에서 무더기 발견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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