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미국의 이란 제재 요구에 "국제법 지켜라"

"생트집 잡고 있어…미국의 신용 어디에 있나"
미국이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 복원을 요구하자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부터 국제법을 지키라며 미국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2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전날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파키스탄과 전략 대화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서 미국을 겨냥한 작심 발언을 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미국이 생트집을 잡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서명했던 당사국으로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준수하는 게 국제법 상식"이라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미국이 자신이 체결한 합의를 이랬다저랬다 한다면 어떤 나라가 미국과 합의를 맺을 수 있겠는가"라면서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 합의 탈퇴는 이미 국제적인 반대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를 복원하지 않으면 일방적 제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도대체 국제법의 권위가 어디로 갔으며 미국의 신용은 어디에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고 국제법이 자신에게 맞으면 쓰고 아니면 버린다"면서 "미국은 자신들이 국제법을 지키지 않을 뿐 아니라 타국에도 지키지 말라고 요구하고 심지어 국제법을 준수하는 국가에 제재까지 외치니 이런 황당한 논리가 어디 있나"라고 비난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어떠한 국제 합의도 모든 유관국의 협상과 타협 산물"이라면서 "중국은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다자 대화의 장을 마련하자는 제안을 했고 이런 건의는 아직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란이 2015년 주요 6개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체결한 이란 핵 합의를 위반했다며 전날 안보리에 이란 제재 복원을 공식 요구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