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소나기 아닌 장마'라던 한은, 성장률 전망치 더 낮춰(종합)

기본 시나리오 -0.2%에서 -1.3%로 낮춰…겨울까지 가면 -2.2%
한국은행이 27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재차 하향 조정한 것은 단연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세게 번진 최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이다. 한때 하루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로 줄어 코로나19가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소나기'처럼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확진자 수가 다시 급속히 늘면서 '장마'처럼 길게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27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1.1%포인트 내려 잡았다.

앞서 5월에 종전 2.1%에서 2.3%포인트나 끌어내리면서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의 -1.6%(2009년 성장률 예상) 이후 11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하고는 이번에 추가로 낮췄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추가 하향 조정은 지난달부터 가시화했다.

지난달 16일 금통위는 "올해 GDP 성장률이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심은 얼마냐 내려 잡느냐였는데,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0명대로 불어나면서 대폭 하향 조정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1%를 밑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달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들어 코로나19의 국내 감염이 다시 확산하면서 국내 경제 회복세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성장률 전망치가 -1%보다 안 좋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퍼지면서 소비 급감 우려가 성장률 전망치 하락을 부추겼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3단계 강화 가능성까지 언급될 만큼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일으킨 소비 회복세가 3분기와 4분기에도 유지될 확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사실 특별한 일이 없었더라도 기존 전망치 -0.2%를 맞추기는 힘들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니까 더더욱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겨울까지 이어지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2.2%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감염병이 겨울까지 계속되면 경제 주체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며 "이 경우 민간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