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인천 서구청장 "수도권매립지 5년 뒤 문 닫아야"

이재현 구청장 "더는 서구 주민 희생 강요해선 안 된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쓰레기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를 두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인 이재현(60) 인천 서구청장은 2025년에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더는 서구 주민의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구의 환경은 전국 꼴찌 수준"이라며 "수도권매립지, 소각장, 적환장뿐 아니라 온갖 환경 유해시설이 몰려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지역에 하나 있기도 힘든 시설이 서구에는 눈 돌리는 곳곳에 있다"며 "그 고통을 온전히 우리 구민들이 수십 년간 감내했다"고 토로했다. 수도권매립지는 1980년대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추가로 조성됐다.

정부는 1987년 9월 새 매립지 확보 계획을 확정하고 공유수면을 매립해 지금의 수도권매립지를 인천시 서구에 만들었다.

1992년 2월 처음 쓰레기 반입이 시작된 이후 1·2매립장(매립면적 512만㎡)에 1억4천443만t의 쓰레기가 묻혔다. 2018년 9월부터는 3-1매립장(매립면적 103만㎡)을 사용하고 있다.

인천시는 30년 가까이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까지 처리하느라 입은 환경 피해가 심각하다며 2015년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동의한 '4자 합의'에 따라 2025년에는 지금의 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025년 이후에 쓸 대체매립지 조성은 환경부, 지자체, 주민 등 여러 이해관계자 간의 이견과 갈등으로 진척이 없는 상태다.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을 출신인 이 구청장은 2015년부터 3년간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감량과 자원 재활용 중심의 획기적이고 선진화된 폐기물 처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2025년에는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끝내고 (앞으로) 폐기물은 지자체별로 발생지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최근 다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구청사에서 공무원 확진자가 나오고 관내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총력을 기울여 방역의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