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노동법 개정 띄우기…'경제3법'엔 고심

노동법 TF구성…'노동 유연성 향상·플랫폼 노동' 등 검토
국민의힘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제안으로 촉발된 노동관계법 개정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당내 노동관계법 개정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내정된 임이자 의원은 지난 6일 김 위원장을 만나 노동법 개정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임 의원은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4차산업혁명으로 플랫폼 노동자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일자리를 기준으로 한 근로기준법으로는 사각지대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점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국정 감사가 진행되고 있어 TF 정식 출범은 다소 미뤄질 전망이지만, 이미 의원들과 노동전문 변호사, 전직 노동정책 담당 고위관료, 재계와 노동계 대표 등으로 TF 구성을 거의 마쳐 국감이 끝나는 대로 바로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큰 틀에서 '노동·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쪽으로 노동법 개정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노동·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문제에서는 주 52시간 노동제라든지 여러 사안이 있다.

또 국제노동기구(ILO) 비준 협약문제라든지 다른 여러 쟁점이 있어서 TF에서 하나하나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노동관계법 개정 필요성의 근거로 노동시장 경직성과 관련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 고용·해고관행 순위(한국 102위)와 임금유연성(84위) 등을 거론한 바 있다.

기업별 노조 체제를 산별노조로 전환하는 것과 공공기업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법 개정 논의가 불붙는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이 일찌감치 찬성 의사를 밝힌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논의는 다소 더디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정책위가 정부안에 담긴 쟁점, 논의 역사 등을 정리해 의원들과 공유한 다음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입장을 정하기로 했지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종배 정책위 의장은 통화에서 "정책의총을 국감 중에 소집하는 것은 어렵다.

어차피 법안은 11월이 돼야 논의가 될 테니 그 전에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의 의견도 아직 하나로 뚜렷하게 모이지는 않는 분위기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공정경제 3법'이라기보다는 '기업규제 3법'이라는 용어가 옳다"면서도 "대기업 그룹들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있었지만 끼쳐왔던 폐단들도 있고, 그 폐단을 시정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하는 것이 틀림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