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결은 수학"…아직 '학생'이어서 더 무서운 시비옹테크

열 아홉살에 무실세트 프랑스오픈 우승 '파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에요. 코트를 기하학으로 이해하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거든요.

"
11일(현지시간) 열아홉 살의 나이에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는 수년째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지는 여자 테니스계에서 '신성'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국제테니스연맹(ITF) 대회에서만 몇 차례 우승했을 뿐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는 한 번도 타이틀을 가져가지 못했던 시비옹테크의 세계랭킹은 54위다. 6위인 소피아 케닌(미국)을 꺾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인터뷰에서 시비옹테크가 가장 먼저 한 말은 "2년 전이 마지막 우승이라 이런 인터뷰에서 말을 잘 못 한다"였다.
이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우승 트로피"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챔피언이라기보다는 영락없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코트에서는 챔피언의 위용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쉽게, 매서운 공격을 퍼부으며 7명의 상대를 차례로 압박해 무실세트 우승을 거머쥐었다.

더 무서운 건, 그가 아직 테니스에 '올인'하지 않는, 학생 선수라는 점이다. 운동보다는 학업을 우선시해온 그는 테니스 실력 향상의 비결을 묻는 말에 "수학 공부가 도움 됐어요"라는 대답을 자주 해왔다.

시비옹테크의 코치는 등교 시간을 고려해 훈련을 오전 7시에 시작하는 것으로 늘 일정을 짰다고 한다.

코치는 "시비옹테크는 엄밀히 말하면 프로가 아닌 세미 프로 선수"라면서 "늘 보통 학생처럼 공부를 해왔다.

테니스는 아직 그의 인생에 가장 큰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비옹테크는 아직 전업 테니스선수로 진로를 확정하지 않았다.

대학 진학도 고려하고 있다.
2년 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학업과 테니스를 병행하다가 랭킹 10위 안에 들고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는 경쟁력을 갖추면 테니스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남녀를 통틀어 자국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자를 보유하게 된 폴란드 국민들은 그가 '결심'해주기를 바랄 터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트위터에 "폴란드와 폴란드 스포츠, 폴란드 테니스에 역사적인 날을 선사한 시비옹테크에게 감사하다"고 적었다. 2012년 윔블던 준우승자인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은퇴)는 "테니스를 위해 엄청난 쇼를 보여준 시비옹테크에게 축하 인사를 보낸다"고 트윗을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