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풍피해 현장서 '복구+코로나 방역' 두 개의 전선

사람들 모여 코로나19 확산 진원지 될까 우려…작업장 소독·방역수칙 안내방송

북한이 전군과 전민을 동원해 태풍피해 복구에 나선 가운데 많은 사람이 모인 건설 현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되지 않도록 바짝 긴장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선차적이고 중핵적인 사업으로 틀어쥐고' 제목의 기사에서 각 피해복구 현장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언제나 제일 선차적이며 중핵적인 과업으로 틀어쥐고 강도높이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피해복구전투장도 방역 전초선"이라면서 "순간이라도 방심한다면 지금껏 쌓아온 방역 장벽에 구멍이 뚫리고 자연재해와는 대비조차 할 수 없는 파괴적인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경각심을 높였다.

북한은 아직 코로나19가 내부에 유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낙후한 경제사정으로 건설 장비보다는 많은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복구 현장의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대대 지휘관들은 전기 사정이 어려운 조건에서도 많은 양의 소독수를 생산하고 작업 현장과 숙소, 작업도구와 식사도구에 대한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작업자들은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혹시나 방역 수칙을 잊지 않도록 방송 선전차와 이동식 음향 증폭 기재를 동원해 안내 방송도 시행한다.

조선중앙방송도 "복구 전선의 형성에 맞게 방역초소를 전개하고 있다"면서 복구와 방역이라는 이중의 목표를 언급했다. 복구 현장에서 쓰이는 소독 용품들을 점검하고, 소독약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관리자들의 역할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한 감기 환자가 여럿 발생할 것에도 대비 중이다.

방송은 "각지 보건기관들에서 계절의 변화에 대처해서 감기에 걸리거나 열이 나는 사람들을 빠짐없이 찾아 대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복구 현장과 마찬가지로 여러 사람이 모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의치 않은 주민 집회에서도 방역이 강조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각지에서 '도군민 련합집회'가 진행됐다고 전하며 연설자들이 "모든 당원과 근로자들이 방역사업을 자신과 자식들의 생명을 좌우하는 사활적인 문제로 받아들일 데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연설자들은 "강철같은 방역 체계를 견지하며 국경과 해안 연선에서 종심 깊은 방역장벽을 구축해야 한다", "악성비루스가 경내에 절대로 침습하지 못하도록 공간과 허점을 앞질러 대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