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계약관계 해외기업 주식보유 국감서 논란(종합)

지멘스 포함해 총 34억원어치 주식 보유…한전 사장 "위법 없어"

한국전력 김종갑 사장이 과거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했던 독일 기업 지멘스의 주식을 보유한 것이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김 사장이 7년간 근무했던 지멘스의 주식을 11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는데, 한전 사장으로 온 다음 지멘스와 계약한 금액이 7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사장은 지멘스 대주주로서 지멘스가 이득을 올리면 나쁠 게 없을 것"이라며 "이외에도 배우자와 함께 태양광, 풍력, 전기 등 한전과 관련 있는 업종에 투자해 1년간 4억1천만원의 주식 증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해외 에너지 기업의 정보를 잘 파악하고 성공적으로 투자한 듯하다"면서 "막중한 책임을 가진 분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봤다는 의혹이 나올 수 있는데 적절한 행동인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주환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은 '산업부 및 산하기관 임직원 주식 보유 및 거래내역' 자료에 따르면, 김 사장은 본인 보유 21억2천522만원과 배우자 13억973만원 등 총 34억3천499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했다.

보유 내용을 보면 브라질 국채(BNTNF) 19만1천주, 본인이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한 지멘스 주식 7천339주, 중국 태양광업체 신이솔라홀딩스(3만9천200주) 등이다.

그 외 미국석유기금 펀드, 온라인쇼핑몰, 패션그룹, 바이오, 풍력터빈업체, 장례업체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주식을 보유했다. 김 사장은 직무 관련성 있는 주식을 보유했지만 금액이 3천만원 이하라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보유 자체는 문제 소지가 없고, 랩어카운트(통합자산관리 서비스)에 관리를 맡긴 주식 역시 종목당 3천만원 이하로 직무 관련성 심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은 "김 사장이 보유한 주식 가운데 상당수는 해외주식으로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법 위반은 아니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매각이나 백지 신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음해다. 한전 사장인 점을 이용해 지멘스 주식을 샀을 수도 있다는 의혹 제기인데, 내용을 분명히 파악한 뒤 문제를 제기해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사장은 "한전 사장으로 부임한 뒤 지멘스 주식을 추가로 산적이 없고 4년 전 주게 돼 있는 보너스 일부를 재작년부터 내년까지 받기로 했던 것"이라며 "윤리의식을 가지라는 지적에 대해선 받아들이겠지만, 현재 법적으로 위반 안 되는 부분은 어떤 식으로 처신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주환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부 및 산하기관 임원 가운데 주식을 보유한 임원은 김 사장을 포함해 30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총 주식은 49억6천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윤의식 한국석유공사 상임감사가 5억8천190만원, 손주석 한국석유관리원 이사 2억7천320만원, 이경실 한국지역난방공사 부사장 1억7천732만원, 이청룡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1억2천535만원 순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