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주십시요"라는 말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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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S18
우리 어법에 '-요'로 쓰는 종결어미는 없고, 오로지 '-오'뿐이몇 해 전 이른바 ‘다나까체’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대화에서 말의 끄트머리를 ‘-다’나 ‘-까’로만 맺는다고 해서 그런 명칭이 붙었다. ‘그렇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같은 게 대표적인 다나까체다. 주로 군대에서 사용하는 언어 예절로 알려졌지만, 일상에서도 자주 쓰는 경어법 중 하나다. 우리 문법에서는 ‘하십시오체(體)’ 또는 줄여서 ‘합쇼체’라고도 한다.
없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네가 이 일을 했느냐?"라는 질문에
"아니요, 제가 안 했어요"처럼 '예'에 대응하는 말일 때는 '아니요'를 쓴다.
‘-요’는 문장 종결 어미로 쓸 수 없어
합쇼체는 종결 어미로 ‘-습니다/ㅂ니다’(평서형), ‘-습니까/ㅂ니까’(의문형) ‘-십시오’(명령형) 등이 많이 쓰인다. 이 가운데 ‘-십시오’는 자칫 ‘-십시요’로 잘못 적기 십상이니 주의해야 한다. 가령 “말씀해 주십시요”, “도와주십시요” 라고 하는 식이다.‘-십시오’는 상대를 가장 높여 말하는, 정중한 명령이나 권유를 나타내는 말이다. 신문 등 인쇄매체의 인터뷰 글에서 질문할 때 자주 쓴다. 이를 ‘-십시요’로 잘못 쓰는 까닭은 매우 정중한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형태가 ‘-오’로 끝나기 때문인 듯하다. 마치 하오체(體)의 ‘-오’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해요체’의 ‘-요’를 붙이고 싶어진다. 또 한 가지는 ‘-십시오’가 명령형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정중해도 명령형이라 말하는 이나 듣는 이가 불편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십시오’는 종종 해요체인 ‘-시지요’나 ‘-세요’로 대체되곤 한다.‘-시지요’는 권유형이라 덜 부담스럽다. 실제로 일상 대화에서는 “~해 주시지요” 식으로 해요체를 많이 쓴다. ‘-세요’도 마찬가지다. ‘-십시오’는 격식체이고 ‘-세요(셔요)’는 비격식체, 즉 일상에서 흔히 쓰는 구어체다. ‘-시지요/-세요’ 같은 해요체는 상대를 보통으로 높이는, 합쇼체보다는 낮은 단계의 존대법이다. 따라서 듣는 이에게 존대의 뜻을 담았지만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나 사람에게는 잘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