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북한대사관, 신형ICBM 사진 게시…핵 무력 과시

자력갱생 의지 다지며 미국에 호응 촉구하려는 듯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이 베이징에 있는 대사관 외부 게시판에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사진을 게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씨 3대 부자 사진을 교체한 지 일주일 만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 무기를 대거 게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주중 북한대사관의 게시판은 중요한 계기가 있을 때만 바꾸기 때문에 교체 주기가 다소 긴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대사관은 지난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즈음해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 주석과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과 교류하는 김일성(金日成·1912∼1994) 주석의 사진을 김씨 3대 부자 사진으로 교체한 바 있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 지속하며 북한 고립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의존하기보다 자력갱생 노선을 강조하겠다는 북한의 의지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신형 ICBM 등 열병식 사진 역시 이의 연장선에서 해석될 수 있다.
열병식 사진은 모두 44장으로 기존에 북한대사관 게시판에 게시됐던 사진 수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미 협상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북한은 핵 무력을 대외에 과시하면서 자력갱생의 의지와 미국의 호응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고립이 가속될 경우 전략 무기가 어떤 식으로 사용될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그동안 북미 비핵화 협상의 결렬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한국 또한 함께 묶어 비난해왔으며 유엔 대북 제재 해제와 대규모 경제 지원에 미온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이 힘든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 국경 봉쇄를 풀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밀수 단속까지 강화하자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