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와닥닥 끝내자"…북, 농기계 풀가동해 식량확보 총력

북한이 '80일 전투' 목표 중 하나인 식량 확보 달성을 위해 곳곳에서 농기계를 총동원해 가동하며 추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농기계 가동률을 높이자' 제목의 기사에서 "잘 익은 곡식을 빨리 거두어들일 때만이 수확고를 최대로 높일 수 있다"며 "가을걷이와 낟알 털기를 제때 와닥닥 끝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북한이 적기에 추수를 마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올해 태풍으로 인해 추수가 평년보다 지연됐기 때문이다.

신문은 "올해 재해성 폭우와 태풍을 비롯한 이상기후 현상이 지속된 것으로 하여 해비침률(일조율)이 떨어졌으며 이것은 이삭 여물기에 적지 않은 지장을 줬다"며 북한 농촌 전반적으로 추수가 작년보다 늦게 시작됐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은 신속한 추수를 위해 농기계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농기계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은 당 정책적 요구"라며 "뜨락또르(트랙터)와 탈곡기를 비롯한 각종 농기계의 만가동을 보장하는 것은 관건적인 요구"라고 밝혔다.
이날 신문은 농촌지역 곳곳에서 추수량 증대에 도움이 될만한 '모범사례'를 모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강원도 고산군은 작년에 농기계 부속품을 사전에 준비하지 못해 탈곡기 고장으로 추수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교훈 삼아 올해는 일찌감치 군 농기구공장에서 주물 공정을 꾸려 필요할 때 기계 부속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 황해북도 연탄군에서는 과거 탈곡기에 미숙한 농장원들이 많아 추수 실적이 예상보다 적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는 추수를 앞두고 농장원들이 모여 탈곡기 다루는 방법을 익혔다.

또 평안북도에서는 볏단을 탈곡장까지 운반해 탈곡할 때보다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동식 탈곡기를 도입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앞서 '80일 전투' 돌입을 선포하면서 '올해 농사 결속과 내년도 준비'를 주요 목표 중 하나로 꼽은 상태다. 올해 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 봉쇄가 강화되며 식량 수입이 급감한 데다 8∼9월 장마와 태풍이 잇달아 닥쳐 주요 농경지가 큰 타격을 입은 만큼 1g의 곡식도 허실하지 않기 위해 식량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