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이민 가족 분리에 아동 545명, 부모와 '생이별'(종합)

인권단체 주장…부모 추방하고 자녀는 보호시설·친척 집에 보내
피해 아동, 사회적 소속감 붕괴 등 후유증 겪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7년 시행한 불법 이민자 가족 분리 정책으로 인해 가족과 헤어진 545명의 아동이 아직 부모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피해 아동들의 부모 찾기 작업을 진행 중인 단체 '시민자유연대'의 변호인단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들 아동 중 부모가 사실상 실종 상태는 283명에 달하고, 이들은 자칫하면 평생 부모와의 재회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밖에 75명은 부모의 연락처를 알지만 전화 연락이 닿지 않고, 187명은 소재지는 파악됐으나 접촉이 안 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7년 중반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 부모를 구금해 추방하는 한편 자녀는 연방 보호시설 또는 미국 내 친척 집에 보내거나 입양시키는 정책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시행에 들어갔다.

2018년 5월에 공식화하면서 '무관용 정책'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한 이 정책으로 최소 5천여 가족의 구성원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그러나 시민사회로부터 반인륜적 정책이라는 비난이 거세지면서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은 격리된 가족 구성원들이 재회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이 정책을 폐기하라는 명령을 연방정부에 내렸다. 그러나 연방정부는 법원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수백명에 달하는 5세 미만 아동들의 부모를 찾는 작업도 게을리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 가족을 분리하지 않고 같은 곳에 구금하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심리학자들은 가족 분리 정책으로 부모와 떨어진 경험을 한 아동들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면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들 아동은 대개 사회적 소속감 붕괴, 감정상 취약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향후 학업과 업무상 큰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했다.

부모들도 자녀와 비슷한 증상을 겪으면서 양육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