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마치고 가동 준비 중 갑자기 멈추기 반복…한빛원전 '불안'

작업자 실수, 관리 부실, 장비 이상 등 같은 문제 반복돼
한빛원전이 정기 점검을 마치고 가동을 준비하는 중에 갑자기 가동이 멈추는 문제가 반복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분께 한빛 5호기 원자로가 자동 정지했다.

한빛 5호기는 180일간의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원안위의 승인을 받아 지난 5일부터 가동을 준비 중이었다.

원자로 출력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데는 문제가 없었으나, 이번에 새롭게 교체한 증기발생기를 시험하던 중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 조사, 안전 점검 등을 거치면 재가동이 상당 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점검 이후 가동을 준비하다가 문제가 발생해 가동이 멈춘 것은 최근에도 몇 차례 발생했다.

지난해 5월에는 점검을 마치고 가동 준비 중이던 한빛 1호기에서 이상이 발견됐는데도, 출력을 무리하게 올리다가 원자로를 수동으로 세워야 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면허가 없는 작업자가 제어봉을 조작했고 현장에 있던 감독자의 관리도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지난해 1월에는 한빛 2호기가 정비를 끝내고 재가동을 위해 출력을 높이던 중에 증기발생기 수위가 낮아지면서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췄다.

증기발생기 이상은 이번 한빛 5호기 정지 사례와 비슷하다. 당시 운전원의 실수로 증기발생기 수위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점검 자체가 부실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한빛 5호기가 가동 중에 주 변압기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해 가동이 멈췄는데, 정기 점검 과정에서 장비를 부실하게 설치한 것이 원인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점검 중 사고도 빈발했다.

1986년 한빛원전 상업 운전 이후 점검 중 사고는 39건에 이른다.

이 중 작업자 실수 등 인적 원인이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계적 원인 12건, 계측적 원인 6건, 전기적 원인 5건이었다.

인적 원인에 의해 사고는 작업자 실수나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빛원전 민간환경·안전감시센터 소장은 "원전 안전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 예전보다 점검 기간이 크게 늘었는데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전문화되지 않은 정비 인력 문제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빛원전은 현재 6기(1∼6호기) 중 절반(3∼5호기)이 멈춰 서 있다. 한빛 3호기와 4호기는 각각 2년, 3년 넘게 격납건물 공극(구멍) 등의 문제로 장기간 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