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0.1% 상승 그쳐…통신비 지원 영향(종합)

휴대전화료 21.7%↓…집세 0.5%↑, 2018년 8월 이후 최대 상승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0%대로 떨어졌다.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에 휴대전화 요금이 줄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것이다.

통신비 물가 하락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도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0.0%)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6∼8월 0%대에서 머무르다 9월 1.0%로 올라섰으나 지난달 다시 내렸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특히 집중호우로 작황이 부진한 탓에 농축수산물은 13.3% 올랐다.

채소류가 20.2% 오르면서 농산물이 18.7% 오른 영향이 컸다.

양파(70.7%), 파(53.5%), 토마토(49.9%), 사과(49.4%), 고춧가루(21.4%) 등이 상승폭을 끌어올렸다. 반면 상추(-28.6%), 열무(-22.5%), 오이(-13.0%) 등은 내렸다.

축산물은 7.5% 올랐고, 수산물 물가는 5.6% 상승했다.

반대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공업제품은 1.0% 내렸다.

석유류가 14.0% 급락했고, 가공식품은 1.4% 소폭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도 한 해 전보다 4.0% 내렸다.

서비스는 0.8% 떨어지며 1999년 10월(-0.9%)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정부의 통신비 지원과 고교납입금 지원 강화로 공공서비스가 6.6% 하락해서다.

휴대전화료는 21.7% 하락,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96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고교납입금은 74.4% 내렸다.

개인서비스는 1.4% 올랐다.

외식이 1.0%, 외식외가 1.7% 각각 상승했다.

집세는 1년 전보다 0.5% 올라 2018년 8월(0.5%)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0.6%)는 지난해 2월(0.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 5월 이후 6개월째 상승세다.

월세는 0.3% 올랐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계속되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8.2%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주류·담배(-0.1%), 가정용품·가사서비스(-0.2%), 오락·문화(-0.5%) 등은 떨어졌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1%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3% 내려 1999년 9월(-0.4%)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9.9% 상승했다.

특히 신선과실이 28.9%, 신선채소가 20.3% 각각 올랐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7%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0.2% 올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신비 2만원 지원에 휴대전화 요금이 내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에 기여했다"며 "경기가 둔화한 영향도 있겠지만 정책지원 여파에 근원물가 상승률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통신비 지원은 일회성이므로 다음 달에는 통신비로 인한 물가 인하 효과가 사라져 상승 요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