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국 제품에 보잉 보복관세 부과 추진…"협상도 열려있다"

EU, 차기 미국 행정부서 무역 관련 강경 입장 완화 기대
유럽연합(EU)이 9일(현지시간) 미국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에 대한 미국의 불법 지원과 관련해 40억 달러(약 4조5천억 원) 규모의 미국 제품과 서비스에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미국은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관련한 세계무역기구(WTO) 결정 이후 관세를 부과했다면서 "이제 우리에게도 보잉과 관련한 WTO 결정이 있다.

이는 우리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연히, 우리는 협상을 통한 해결책에 계속 열려있다"면서 "양측이 서로 관세를 철회하자는 우리의 제안은 계속 테이블에 남아있다"라고 덧붙였다.

돔브로우스키스 부집행위원장은 그러나 "지금까지는, 미국은 그들이 부과한 관세를 철회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은 에어버스와 보잉에 대한 보조금을 둘러싸고 분쟁을 빚어왔다. WTO는 지난해 에어버스가 유럽 당국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며 미국이 75억 달러(약 8조4천억원) 규모의 유럽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미국은 와인과 치즈, 올리브오일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WTO는 지난달에는 보잉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국제 무역 규정 위반으로 간주한다면서 EU가 약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EU 회원국 통상 장관들은 이날 화상회의를 통해 관세 부과 문제를 포함해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 대해 논의한다.

EU와 미국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각종 무역 현안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EU 측은 내년 1월 출범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는 무역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돔브로우스키스 부집행위원장은 바이든 당선인이 과거 국제 동맹과 다자주의 시스템 존중, EU와의 관계 개선을 약속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