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비만과의 전쟁…정크푸드 광고 온라인서 퇴출 추진

햄버거·잼·크림 등 디지털 광고 및 소셜미디어 협찬 등 금지 추진
업계 "코로나19 상황에 이중고" 호소
영국 정부가 햄버거나 피자 등 정크푸드 광고를 온라인에서 전면 퇴출에 나선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이날 비만 예방 정책의 일환으로 소금, 설탕, 지방이 많이 든 건강하지 않은 식품의 온라인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어린이들이 온라인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실정"이라며 "부모가 건강하지 않은 식품 광고에 자녀들이 노출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지 대상은 영양성분을 토대로 정해지는데, 피자, 햄버거 같이 정크푸드로 꼽히는 식품뿐만 아니라 잼, 크림, 버터, 치즈 등이 거론됐다. 이들에 대해서는 온라인 광고, 소셜미디어 노출 등이 전면 제한된다.

예를 들어 디지털 광고, 구글 검색 노출, 트위터 판촉,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유명인)의 바이럴 마케팅 등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메일 및 문자 판촉도 차단된다. 업체들은 자사 홈페이지 또는 소셜미디어에 상품 이름, 가격, 재료, 성분 등 사실 기반한 내용만 노출할 수 있다.

특히 코카콜라나 맥도날드 같은 유명 기업의 게시물은 이용자가 직접 검색해야만 노출될 수 있다.

위반 업체에는 벌금을 부과할 전망이다. 이번 방안은 향후 6주에 걸쳐 업계 및 소비자, 이해 당사자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

지금까지 영국에서는 정크푸드에 대해 덤 증정 금지, 오후 9시 이후에만 TV 광고 허용 등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영국 어린이들이 TV 시청 시간보다 인터넷 이용 시간이 더 많고, 지난해 온라인에서 노출된 정크푸드 광고가 150억 회에 달한다는 정부 집계가 나오면서, 온라인 광고 전면 금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번 조치에 건강 관련 단체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관련 업계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와중에 이런 조치가 나와 이중고에 빠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의사 및 건강 단체들로 구성된 '비만건강동맹'(Obesity Health Alliance) 측은 "정크푸드의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는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 경제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정책이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하면서 "잼, 요거트부터 머스타드 등에 대한 광고까지 금지하게 된다.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런 규제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