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허문회 감독 교체 없다"…'불편한 동행'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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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재정 악화+허 감독의 태도 변화가 유임 배경으로 작용한 듯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허문회(48) 감독과의 '불편한 동행'을 이어간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허 감독과 내년에도 함께 간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경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과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셈인데, 성 단장은 이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이유는 충분히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롯데는 이미 경질한 조원우, 양상문 전 감독의 잔여 연봉을 아직도 보장해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구단 재정이 악화한 상황에서 3년 연속으로 감독을 조기 해임하는 건 구단 여건상 쉽지않은 결정일 수 있다.
게다가 허 감독이 시즌 막판 태도를 바꿔 "구단과 소통하겠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이상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롯데는 올 시즌 7위에 그치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성적이고, 초보 감독이라는 면죄부를 준다고 하더라도 허 감독의 첫 시즌은 난맥상의 연속이었다.
허 감독은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직접 지휘했음에도 개막 첫 30경기를 선수단을 파악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번번이 놓친 허 감독은 7월 말에는 갑자기 '8치올'(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을 선언했다.
시즌 초중반까지는 느슨하게 팀을 운영하다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작아지자 시즌 후반 들어선 'D-데이'를 운운하며 갑자기 급페달을 밟았다.
롯데는 실제로 8월 들어 반짝 상승세를 탔지만, 그 조급증으로 인해 9월 이후 '필승조'가 무너지며 5위 싸움에서 밀려났다.
롯데의 9월 이후 성적은 24승 29패로 승률(0.453)은 리그 8위였다.
경직된 엔트리 운영도 문제였다.
'반쪽짜리 선수' 및 '2군 OPS(출루율+장타율) 0.9 이하는 절대 1군 기용 없을 것'이라며 2군 선수들에게는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반면 깊은 부진에 빠진 민병헌, 안치홍은 끝까지 믿고 기회를 줬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딕슨 마차도, 곧 마흔인 이대호는 전 경기를 출전했다.
구단의 방향성과는 전혀 다른 길로 1군을 운영한 허 감독은 시즌 막바지 들어서는 공개적으로 프런트를 비난해 입길에 올랐다.
현장과 프런트가 언제나 의견이 같을 수는 없고, 때로는 대립하고 반목할 수 있지만, 롯데처럼 파열음이 여과 없이 외부로 드러난 경우는 거의 없다.
롯데 구단에서도 내부 갈등을 밖으로 공공연하게 드러낸 허 감독의 행동을 심각한 문제로 여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허 감독이 먼저 "자신이 잘못했다"며 몸을 낮췄고, 내년에는 프런트와 소통에 힘쓰겠다고 한 이상 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우려는 남는다.
허 감독이 내년에도 똑같은 갈등을 일으키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과연 허 감독이 올해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자신이 공언한 대로 프런트와 긴밀하게 공조할지, 아니면 올해처럼 또다시 자신의 고집대로 선수를 운영할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허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경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과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셈인데, 성 단장은 이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이유는 충분히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롯데는 이미 경질한 조원우, 양상문 전 감독의 잔여 연봉을 아직도 보장해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구단 재정이 악화한 상황에서 3년 연속으로 감독을 조기 해임하는 건 구단 여건상 쉽지않은 결정일 수 있다.
게다가 허 감독이 시즌 막판 태도를 바꿔 "구단과 소통하겠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이상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롯데는 올 시즌 7위에 그치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성적이고, 초보 감독이라는 면죄부를 준다고 하더라도 허 감독의 첫 시즌은 난맥상의 연속이었다.
허 감독은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직접 지휘했음에도 개막 첫 30경기를 선수단을 파악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번번이 놓친 허 감독은 7월 말에는 갑자기 '8치올'(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을 선언했다.
시즌 초중반까지는 느슨하게 팀을 운영하다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작아지자 시즌 후반 들어선 'D-데이'를 운운하며 갑자기 급페달을 밟았다.
롯데는 실제로 8월 들어 반짝 상승세를 탔지만, 그 조급증으로 인해 9월 이후 '필승조'가 무너지며 5위 싸움에서 밀려났다.
롯데의 9월 이후 성적은 24승 29패로 승률(0.453)은 리그 8위였다.
경직된 엔트리 운영도 문제였다.
'반쪽짜리 선수' 및 '2군 OPS(출루율+장타율) 0.9 이하는 절대 1군 기용 없을 것'이라며 2군 선수들에게는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반면 깊은 부진에 빠진 민병헌, 안치홍은 끝까지 믿고 기회를 줬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딕슨 마차도, 곧 마흔인 이대호는 전 경기를 출전했다.
구단의 방향성과는 전혀 다른 길로 1군을 운영한 허 감독은 시즌 막바지 들어서는 공개적으로 프런트를 비난해 입길에 올랐다.
현장과 프런트가 언제나 의견이 같을 수는 없고, 때로는 대립하고 반목할 수 있지만, 롯데처럼 파열음이 여과 없이 외부로 드러난 경우는 거의 없다.
롯데 구단에서도 내부 갈등을 밖으로 공공연하게 드러낸 허 감독의 행동을 심각한 문제로 여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허 감독이 먼저 "자신이 잘못했다"며 몸을 낮췄고, 내년에는 프런트와 소통에 힘쓰겠다고 한 이상 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우려는 남는다.
허 감독이 내년에도 똑같은 갈등을 일으키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과연 허 감독이 올해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자신이 공언한 대로 프런트와 긴밀하게 공조할지, 아니면 올해처럼 또다시 자신의 고집대로 선수를 운영할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