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신용대출 규제에 대구서도 막판 대출 신청 몰려

대구에 사는 40대 회사원 A씨는 최근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신청했다.

금융당국이 오는 30일부터 고액 신용대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하자마자 은행을 찾아 자기 연봉보다 좀 더 많은 1억원 신용대출을 신청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A씨는 "당장 돈이 필요한 건 아닌데 혹시 나중에라도 자금이 필요할 것 같아서 미리 확보해 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 방침을 밝힌 이후 전국적으로 대출 신청이 쇄도하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막판 대출 신청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대구은행 경우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지난 22일까지 열흘간 신용대출 하루 평균 잔액 증가액이 18억4천만원으로 평소보다 약 30% 증가했다. 신용대출과 함께 마이너스 통장 개설도 평소보다 늘고 있다고 은행 관계자는 밝혔다.

농협 대구본부에도 최근 신용대출 문의가 평소와 비교해 2∼3배 늘어났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 13일 규제 발표 이후에 관련 문의가 많이 늘어났다"며 "그러나 농협은행은 지난 20일부터 고액 연봉자에게 대출 제한은 물론 금리 우대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중은행에서는 지난 13일 규제 방침이 나온 이후 약 1주일간 대출 신청이 쇄도하면서 지난 20일 사실상 고액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해당 은행에서는 이 기간 대구에서만 100억원 규모의 신규 고액 신용대출 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모 은행 관계자는 "일부 시중은행이 이번 주부터 일찌감치 대출 규제에 들어갔다"며 "오는 30일 정식 규제 전까지 자금을 확보해 두려는 고액 신용대출 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