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스 이탈리아어 시험 부정에 유벤투스 구단 개입"

이탈리아 검찰 수사 결과 발표…시험 주관 대학장은 정직 중징계
우루과이 축구선수 루이스 수아레스(33)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유벤투스로 이적을 위해 치른 이탈리아어 시험 부정행위에 유벤투스 측이 깊이 관여했다는 현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고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수아레스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 소속이던 지난 9월 이탈리아 시민권을 얻고자 페루자외국인대학에서 이탈리아어 시험을 치렀다.

수아레스를 데려오려던 세리에A 구단 유벤투스가 비유럽연합(EU) 선수 쿼터 제한으로 영입이 어려워지자 내국인 신분을 부여하고자 마련한 절차였다.

수아레스는 부인이 우루과이로 이민한 이탈리아인 후손이어서 언어 시험만 통과하면 시민권 취득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시험 주제가 수아레스 측과 사전 협의된 것은 물론 시험을 치르기 전 이미 레벨이 정해졌다는 등의 부정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시험 시행에 관여한 한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수아레스는 당일 구두시험만 치르고 불과 15분 만에 시민권 취득에 필요한 'B1'(중급) 레벨을 획득했다고 한다.

이를 수사한 페루자 검찰은 이날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는 취지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유벤투스 구단 차원에서 수아레스의 시민권 획득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할 목적으로 시험 부정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현재 유벤투스 측의 책임 소재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춰 수사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발표 직후 시험을 주관한 페루자외국인대학의 줄리아나 그레고 볼리 학장 등 관계 4명은 정직 8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당했다. 당사자들은 유벤투스의 압력을 받은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아레스는 의혹이 불거진 뒤 유벤투스행이 무산되고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