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만 출입"…코로나 확산속 서울 주요 대학 논술 일정 시작(종합)

수능 후 첫 주말…성균관대·서강대 등 오늘 수시 논술고사
시험장 인원수 제한·열화상카메라 설치…학내에 학부모·차량 출입 금지
"수험표 보여주세요. 수험생 외에는 학내로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첫 주말인 5일 성균관대, 서강대 등을 시작으로 서울 주요 대학들의 이달 중순까지 수시 논술 시험을 치르게 된다.

다음 주에는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대학들의 논술 시험이 예정돼있다. 이날 시험을 치르는 대학들은 이중, 삼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주의를 기울였다.

서강대 앞 도로는 시험 시작 1시간 전부터 학생들과 함께 온 학부모들의 차량이 몰리면서 정체가 심해졌다.

학교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험표를 가진 수험생만 학내 출입을 허용하면서 학생들은 학교 정문 앞에서 부모, 친구들과 인사를 나눈 후 홀로 시험장으로 향했다. 마스크를 빠짐없이 착용한 학생들은 시험만큼이나 '개인 방역' 준비도 단단히 했다.

대전에서 시험을 보러 온 최모(18)군은 "최대한 한적한 시간에 기차를 타기 위해 아침 7시에 일어나 올라왔다"며 "마스크도 종류별로 여러 개 챙기고, 미니 손 소독제도 챙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이모(18)군도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수능을 마치고도 집에만 있었다"며 "빨리 모든 시험을 마무리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서강대는 모든 시험장의 인원을 49인 이하로 제한하고, 건물 입구마다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했다.

수험생 중 열이 나거나 기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격리된 별도의 시험장에서 홀로 시험을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자가격리 대상인 수험생들 또한 교육부 지침대로 권역별 고사장에서 시험을 칠 수 있게 했다.

교육부가 학생의 격리 장소 등을 고려해 고사장을 지정하면 학교는 시험 감독관을 파견해 격리 상태에서 시험이 치러진다.

평소라면 학교 안에 주차하고 차 안에서 자녀를 기다리거나, 학교에서 제공한 대기실을 이용하던 부모들도 이날은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보낸 후 발걸음을 돌렸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카페에서도 '테이크 아웃'만 가능해지면서 학부모들은 머물 곳을 찾아 주변을 맴돌았다.

쌀쌀한 날씨에도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기다리는 부모들도 있었다.

두꺼운 롱패딩을 입고 핫팩을 손에 꼭 쥔 채 학교 앞 화단에 앉아있던 김모(49)씨는 "딱히 갈 곳도 없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불안하기도 해서 (아들의) 시험이 끝날 때까지 여기에 있으려고 한다"며 "수능 날에도 학교 앞에서 계속 기다렸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앞 역시 시험 시작 2시간 전부터 수험생들을 데려다주러 온 학부모들의 차량이 몰리면서 학교 앞 도로에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교 측에서 논술시험이 진행되는 주말 이틀 동안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교내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하면서, 롱패딩과 핫팩으로 단단히 무장한 수험생들은 학교 정문부터 걸어서 이동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지원한 수험생 김모(18)군은 "원래 정시를 중요하게 준비했는데 이번에 국어가 어려워서 생각보다 점수가 잘 안 나와 논술이 더 중요해졌다"며 "사람이 몰려서 걱정되기는 하지만 마스크를 잘 쓰면 괜찮을 것 같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대구에서 왔다는 이모(18)양은 "막상 서울에 와서 시험 보러 오는 애들이 생각보다 많은 걸 보니까 코로나가 실감이 나고 걱정도 된다"며 "논술이 입시 마지막 기회인 만큼 긴장하지 말고 교수님들께 내 실력을 보여드리자는 생각으로 임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학교 인근 패스트푸드점과 분식점, 좌석이 있는 편의점은 이미 대기하는 학부모들로 만석이었다.

학부모 곽모(44)씨는 "학생들이 몰리는 걸 보니까 걱정된다.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다 보니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기할 곳이 없어 시험시간 동안 다른 곳에 갔다가 끝날 때 맞춰 다시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면접시험을 진행한 국민대도 수험생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전과 오후로 나눠 면접을 시행했다.

면접 대기실에서도 학생들 간 거리두기와 칸막이를 설치했고, 면접관도 페이스쉴드를 착용토록 했다. 국민대 관계자는 "하루 3번 학교 건물을 소독하는 등 철저한 방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