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이달 중 정식 서명

15일께 인니 경제조정장관·무역장관 한국행…LG화학도 주목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이달 중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정식 서명한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과 아구스 수파르만토 무역부 장관이 오는 15일께 한국을 방문, 성윤모 산업 장관과 함께 CEPA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날짜가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연내에 정식 서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첫날인 작년 11월 25일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아구스 장관이 '한-인도네시아 CEPA 타결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한-인도네시아 CEPA는 현 정부가 신남방 정책에 따라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양자협의의 첫 결실이다.

산업부는 올해 2월 협정문 영문본과 한글본 초안을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민 의견을 받았다.

이후 코로나 사태 등으로 정식 서명·국회 비준이 늦어졌으나, 올해를 넘기지 않고 정식 서명하게 됐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은 지난달 25일 인도네시아 국회를 방문, 푸안 마하라니 하원의장과 만나 "CEPA 비준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양국 의회가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CEPA가 발효되면 한국은 상품 부문에서 인도네시아의 최혜국 대우를 확보하고 기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인도네시아 측 시장개방 수준을 약 13%포인트 높이게 된다.

인도네시아에는 2천여 개 이상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다. 특히 그동안 인도네시아는 일본 자동차 점유율이 96%에 달할 만큼 일본의 텃밭이었으나, 자동차 강판 용도로 쓰이는 철강 제품(냉연·도금·열연강판 등), 자동차부품(트랜스미션, 선루프 등), 합성수지와 같은 주요 품목은 CEPA 발효 시 즉시 무관세를 적용한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12월 첫 생산을 목표로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에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부터 생산하되, 전기차도 생산하고자 인도네시아 정부와 세제 변경 등을 협상 중이다.
CEPA 정식 서명을 계기로 LG화학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산업 '패키지 딜'이 성사될지도 주목받는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생산국으로서 2030년에 '전기차 산업 허브'가 되는 목표를 세웠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LG화학이 북말루쿠 등의 니켈 광산 채굴 사업부터 제련 산업,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공장까지 한꺼번에 투자하도록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공장의 경우 현대차와 인도네시아 합작사 설립을 논의해왔다. 양사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천하는 중부 자바 바탕(Batang) 산업용지 등 여러 부지를 조사한 결과 현대차 공장을 짓고 있는 브카시 인근 카라왕에 메인 배터리 공장을 짓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