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문화결산] 방송사들, 코로나 타격·재허가 심사 진땀

검언유착 이슈 관통하며 어수선…수신료 문제도 재점화
방송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제작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심사에서도 희비가 엇갈리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지상파들은 광고 수익 급감과 제작 환경 변화에 따라 비상경영체제를 지속하는 가운데 크고 작은 사건·사고 또는 전환점을 맞았다.

먼저 KBS는 지난 7월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녹취록을 근거로 두 사람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로 공모한 구체적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가 오보로 판명 나 논란을 겪었다.

이른바 '검언유착 오보' 사건으로 보도 관계자들이 검찰 조사와 사내 징계를 받고, KBS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를 받으며 KBS는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태풍 등 각종 재난재해 국면에서 재난주관방송사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

또한 지난해 11월 지상파에서 첫 여성 메인 뉴스 앵커로 발탁된 이소정 앵커가 'KBS 뉴스 9'에서 방탄소년단(BTS)과 단독 대담을 하고,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한 일본 방송인 사유리를 조명하는 등 신선한 구성과 보도를 선보였다.

MBC는 박성제 사장이 새롭게 취임,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치를 강조하면서 KBS와 EBS에만 적용되는 수신료 체계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경영과 조직 개선에 힘쓰는 분위기다. 박 사장은 공영방송 개선을 위한 대통령 직속 미디어혁신위 설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밖에 검언유착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해 이슈화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카카오M과 손잡고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 나서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입사 시험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 대한 호칭을 물었다가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여 사과하고 결국 재시험까지 치른 것은 아픈 부분으로 남았다.

창사 30주년을 맞은 SBS는 새 지주사 체제로 들어서면서 해묵은 노사 갈등이 정점을 찍는 듯했으나 극적으로 노사가 회동하고, 대주주 격인 태영그룹이 SBS 매각설을 부인하면서 봉합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방통위의 방송평가에서 탈락 점수를 받아 행정절차법상 청문 절차를 겪게 됐다.

다만 현실적으로 '조건부 재허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종합편성채널들도 대부분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특히 MBN은 종편 출범 당시 자본금을 불법으로 충당한 문제로 방통위로부터 '6개월 영업정지'라는 초유의 처분을 받고, 재승인 심사에서도 '조건부' 꼬리표를 받는 등 진퇴양난의 상황에 부닥쳤다.

채널A는 검언유착 사건으로 31년 만에 취재와 관련해 언론사 압수수색을 당했고, JTBC는 손석희 대표이사가 앵커석에서 물러난 뒤 보도 분야 시청률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TV조선은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보수 성향 시청자를 결집하는 동시에 '미스터트롯' 등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한 해를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