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어린이집 "아이가 없어요"…무더기 폐원 위기

"강원랜드 직장 어린이집 정원이라도 줄여달라" 호소
폐광지인 강원 태백지역의 어린이집이 사라진다. 인구 감소에 출산율 저하까지 겹쳐 원아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2009∼2019년 최근 9년간 태백시 인구는 5만424명에서 4만3천975명으로 1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연간 출생아는 460명에서 188명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이로 말미암아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는 0∼7세 아동도 같은 기간 3천657명에서 2천88명으로 대폭 줄었다.

아동의 급감은 어린이집·유치원의 폐원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간 태백지역에서는 어린이집 5개소와 유치원 3개소가 문을 닫았다. 남은 어린이집 등도 존폐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현재 운영 중인 태백지역 어린이집 22개소의 평균 정원 충족률은 69%다.

올 한 해 태백의 출생아는 지난해보다 26% 감소한 140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내년에는 어린이집의 정원 충족률이 더 떨어진다는 의미이고, 정원 충족률 하락은 어린이집의 운영난으로 이어진다.

홍연숙 태백시 어린이집 연합회장은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2년 안에 어린이집 정원 충족률이 5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원 충족률 50%는 어린이집 존폐의 임계점"이라고 말했다.

즉 어린이집의 무더기 폐원 사태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태백시 어린이집 연합회는 존폐위기를 맞은 지역 어린이집 문제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강원랜드 직장 어린이집인 하이원 어린이집의 정원 감축을 요청 중이다.

2012년 개원한 하이원 어린이집의 정원 충족률은 매년 100%다. 심창보 태백시의회 의원은 17일 "태백시도 저출산에 따른 어린이집 수 조정 등 보육 정책을 재설계해야겠지만, 폐광지 경제 회생을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가 직장 어린이집 정원 조정 등 지역과의 상생에 앞장서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