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온기 채워줄 크리스마스 영화 '함께 있을 수 있다면'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안나 가발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함께 있을 수 있다면'(2007)이 13년 만에 국내 관객을 만난다.
가발디의 데뷔작을 원작으로 한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2019)가 17일 먼저 개봉한 뒤, 크리스마스이브에 선보이게 될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은 어느 때보다 타인의 온기가 그리운 코로나 시대, 크리스마스 시즌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영화다. 27살의 화가 지망생인 카미유(오드레 토투)는 환경미화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건물에 사는 필리베르(로렝 스톡커)에게 친절을 베풀고 자신의 옥탑방에 초대하며 친구가 된다.

귀족 집안 출신인 필리베르는 불안증 때문에 말을 더듬고, 그의 룸메이트인 요리사 프랑크(기욤 카네)는 얹혀사는 집에 여자를 데려오는 바람둥이다. 평소 제대로 먹지 않아 비쩍 마른 카미유가 독감에 걸리자 필리베르는 카미유를 간호하기 위해 자신의 넓은 아파트로 데려온다.

아침 8시부터 자정까지 일하고 하루 쉬는 날엔 아픈 할머니를 돌보느라 피곤한 프랑크는 카미유가 반갑지 않아 거친 말을 던지며 티격태격한다.
박물관에서 엽서 가게를 운영하는 필리베르가 일하러 가거나 휴가를 떠나면서 집을 비울 때마다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카미유와 프랑크는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며 마음을 연다. 세 사람은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라 다른 성격을 가진 이들이지만 서로의 상처와 결핍이 서로 닮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들 사이의 연민과 우정, 사랑이 커진다.

부모 대신 프랭크를 키워준 할머니까지 함께 살게 되면서 이들 사이의 애정과 신뢰는 더욱 단단해진다.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서로 오해를 만들기도 하지만 동화의 '그리고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해피엔딩이 스산하고 힘겨운 시절과 계절에 위안이 되어준다. '마농의 샘'(1986)으로 유명한 클로드 베리 감독이 2009년 1월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나기 2년 전 각본과 연출, 제작까지 맡아 완성한 영화다.

'아멜리에'(2001) 이후 다시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하고 돌아온 오드레 토투와 청춘 시절의 기욤 카네를 다시 만나는 것도 반갑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