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10주년…최불암 "변함없이 따뜻한 밥"

내년 1월 7일부터 4부작 특집…김혜수·김훈 등 출연
국내 최초의 푸드멘터리(음식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KBS 1TV 장수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이 내년 1월 7일로 방송 10주년을 맞는다. 2011년 1월 6일 처음 선보인 '한국인의 밥상'은 밥상에 담긴 한국인의 뿌리와 정서를 찾는 순례의 여정이었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먹거리들과 그 밥상에 담긴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제작진이 국내외로 이동한 거리는 무려 35만여 km에 달한다고 한다. 지구를 8바퀴 이상 돈 셈이다.

'한국인의 밥상'은 그동안 1천400여 곳을 돌며 각 지역의 8천여 가지 음식을 선보였다.

'한국인의 밥상'이 긴 시간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한 1등 공신은 역시 진행자인 배우 최불암(80)이다. 최불암은 28일 KBS 사보를 통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KBS에서 '좋은나라 운동본부'를 진행했고, 관광으로 한국을 알리기 위한 '웰컴 투 코리아'라는 시민단체에도 참가했다.

2008년에도 전통음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숙수(요리사) 역할을 했는데 아마도 이 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사회, 여행, 음식에 관심을 두게 됐고 이것이 '한국인의 밥상'과 만나게 된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고 밝혔다.

그는 10년간 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소회에 대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최근 10년 전 촬영한 것을 보니 생각보다 크게 변한 게 없더라"며 "일찍부터 노인 역할을 맡았던 터라 보시는 분들도 지금의 모습이 예전과 다를 게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하지 않는 늘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말도 자주 듣곤 하는데, '한국인의 밥상'도 그런 것 같다"며 "10년이 꽤 길고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변한 것도 있지만 여전히 정겨운 고향의 풍경이라든지 따뜻한 밥 한 끼를 차려주는 분들의 마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게 없다"고 덧붙였다.

최불암은 기억에 남는 편으로는 남원의 추어탕을 꼽았다.

그는 "어르신이 동네 느티나무 아래에서 날 기다리다 내 손을 잡고 신문지에 정성스럽게 싸서 뭔가를 줬다.

선물을 주고 싶은데 줄 게 없다며 내가 맛있다고 했던 산초를 싸서 준 것"이라며 "그런 고마운 분들이 있어 '한국인의 밥상'이 1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최불암은 마지막으로 장수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건강 유지 비결에 대해서는 "평소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차를 타고 전국을 누비다 보니 몸이 고단한 건 어쩔 수 없다"면서도 "힘들게 하루를 보내고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술 한잔이 유일한 건강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KBS는 방송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내년 1월 7일부터 4주간 특집을 마련했다.

1편에서는 고향·가족·어머니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밥상'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한 시청자들의 특별한 사연을 바탕으로 '내 인생의 한 끼'에 대한 추억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한다.

2편과 3편에는 최불암과 그의 아내 김민자 씨, 그리고 아끼는 후배이자 '한국인의 밥상' 애청자이기도 한 배우 김혜수가 출연해 인생 밥상을 준비하는 과정이 담긴다.

4편에는 10년 결산과 더불어 새로운 10년을 열자는 의도로 최불암과 절친한 소설가 김훈이 출연해 한국 음식의 재현과 현대화에 힘쓰는 이들을 만나본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40분 방송.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