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작전 영웅' 황기철 전 해군총장, 보훈처 수장에 발탁

"호국보훈 가족들이 자부심 느끼고 선양되도록 노력할 것"
국가보훈처장에 30일 내정된 황기철(63) 전 해군참모총장은 '아덴만 작전의 영웅'으로 불린다. 해적에 피랍된 한국 선원 구출작전을 지휘했던 그가 이제는 보훈처의 수장이 되어 보훈 정책을 집행하고 보훈 가족을 보살피는 업무를 맡게 됐다.

1978년 해군사관학교 32기로 임관한 황 내정자는 해군작전사령관 시절인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해운 소속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당시 그의 작전 지휘 아래 청해부대 특전요원들이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에 올라타 해적 13명을 소탕하고 석해균 선장 등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했다. 황 내정자는 작전 실행 며칠 전부터 "미역국도 입에 대지 않았다"라고 말할 정도로 구출 작전에 몰두했던 지휘관이었다.

그의 이런 능력과 경험으로 2013년 해군총장으로 발탁됐다.

해군총장 재임 때는 전사·순직한 해군 장병들의 유자녀를 지원하는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이 장학재단은 조국 해양 수호를 위해 헌신하다가 전사·순직한 해군 유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휘관으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4년 감사원이 수상 구조함인 통영함의 납품 비리와 관련해 그의 인사 조치를 국방부에 요구하면서 시련이 닥쳤다.

통영함은 미국 H사의 음파탐지기를 장착했으나 성능 부실로 작전화가 지연되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수색·구조 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 감사원은 H사의 제안요청서가 애초 계획과 다르게 작성된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결재한 것은 직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결국 세월호 사고 이듬해인 2015년 군복을 벗고 법정에 서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황 내정자가 구속될 때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듬해 9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면서 누명을 벗었다.

2017년에는 정부로부터 보국훈장까지 받았다.

보국훈장은 범죄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야만 받을 수 있어 그의 명예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훈장을 받던 그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에서 그를 영입하면서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됐다.

제21대 총선에서 고향인 경남 진해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1천405표 차로 낙선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는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했으며, 해군 유자녀 지원과 고엽제 피해자 보상 등 보훈 풍토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황 내정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저에게 중책이 맡겨져 경황이 없다"면서도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호국보훈 가족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국가 사회적으로 선양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남 진해고(63) ▲ 해사 32기 ▲ 2함대사령관 ▲ 해군작전사령관 ▲ 해군사관학교장 ▲ 해군참모총장 ▲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현)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좌교수(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