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총리, 코로나19 백신 접종…"국민 여러분도 맞으세요"

안정성 알리며 국민 참여 유도…작년 연말 亞 첫 도입부터 앞서가
리셴룽(68) 싱가포르 총리가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직접 맞고, 국민들에게도 접종을 권유했다. 일각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백신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행보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싱가포르 종합병원(SGH)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접종했다.

SGH에서 진행된 보건 분야 관계자 80여 명에 대한 접종 장면을 지켜보던 리 총리도 직접 백신을 맞을 기회를 가졌다고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부작용 여부를 관찰하는 시간인 30분이 지난 뒤 언론과 만나 "(백신은) 고통이 없고 효과적이며 그리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접종을) 시작할 때 싱가포르 국민들이 함께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또 "백신은 우리를 더욱 안전하게,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더 안전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며 "가능할 때 백신을 접종하시라"고 권유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접종 당시 사진 옆에는 백신을 맞을 때 거의 바늘이 들어가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모습도 보였다.

리 총리는 지난달 14일에는 "백신 접종은 자발적으로 이뤄지지만 나와 다른 정부 관료들은 의료진과 노인, 취약계층에 이어 조기에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며 "이는 특히 나 같은 노인들에게 우리가 백신이 안전하다고 믿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 총리는 3주가 지난 뒤 두 번째 접종하게 된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21일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접종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들여온 싱가포르는 같은 달 30일 의료진 30명을 대상으로 첫 접종을 진행했다.

싱가포르는 이날 본격 접종을 시작으로, 내달에는 70세 이상 고령자들로 접종을 확대한다.

싱가포르 당국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거주자 중 약 60% 정도만 현재 백신 접종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화이자는 물론 미국의 다른 제약업체 모더나, 중국의 백신 개발 업체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 등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체결해 10억 달러(약 1조900억 원) 규모 이상의 예방 접종을 준비해 올 3분기(7∼9월)까지 시민과 장기 거주자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현재 코로나19 지역감염 제로(0)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난해 3~4월 1천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던 이주노동자 기숙사발 집단감염 사태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