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임이 임박한 상황에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내주 대만을 방문한다고 대만언론이 8일 보도했다.
지난해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과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의 방문에 이은 것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만이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활기찬 민주적 정치 체제이며 '자유중국'이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시보는 크래프트 대사가 내주에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접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총통부와 외교부는 크래프트 대사의 대만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빈과일보는 중화민국(대만)이 1971년 유엔을 탈퇴한 후 처음으로 현직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정보기관 소속의 싱크탱크인 '위안징(遠景) 기금회'의 라이이중(賴怡忠) 집행장은 크래프트 대사가 대만 방문에서 대만의 유엔 관련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이중은 최근 이런 행보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졸업 여행'이라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곧 출범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과의 관계에서 큰 부담을 받지 않도록 하는 호의적 행동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선유중(沈有忠）동해대 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및 중국 문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직 레임덕이 오지 않은 것을 알리고, 장애물을 설치해 차기 행정부가 취임 초기에 전면 번복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최후의 발악'과 같은 격한 표현을 쓰면서 강력 반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일체의 미국과 대만간 공식적 왕래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재차 밝혔다.
화 대변인은 "폼페이오와 같은 트럼프 정부의 소수 반중국 정객들이 최후의 발악으로 중미 관계를 해치고 있다"면서 "역사의 징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고집하면 막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로 주권과 안보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전날 오전 7시 30분부터 화상 방식으로 열린 '미국과 대만의 정치 군사 대화가 순조롭게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대화는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 등 미국 측 관계자들과 대만 외교부 및 국방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대화는 미국과 대만의 군사적 실무협력과 미국의 대(對)대만 무기 판매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에 대해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