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할지 말지' 여전히 흐릿한 올림픽…텅 빈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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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사상 첫 1년 연기…올해 정상 개최 여부도 미지수
프로스포츠 무관중 직격탄…구단은 재정난·경기는 생동감 상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역병이 등장하기 전과 후의 풍경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팬들로 가득했던 경기장은 현재 텅 비었다.
인류 최대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은 전쟁이 아닌 이유로는 처음으로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열기로 한 도쿄하계올림픽은 올해 7월로 1년 미뤄졌다. 올림픽 연기도, 전염병에 의한 올림픽 연기도 모두 사상 최초의 일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던 2020년 3월 24일,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합의로 전격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의 운명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봄, 여름, 가을을 거쳐 북반구의 겨울에 3차 파동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못한 탓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영국발(發)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고자 국경을 봉쇄하고, 8일에는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누그러뜨리려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 한 달 기한의 긴급 사태를 선언했다.
그러나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일본 전역으로 긴급 사태를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이 12일 나왔다.
올림픽을 치르는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13일 현재 191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IOC와 일본 정부는 인류가 바이러스를 극복했다는 희망의 징표로 삼고자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원대한 목표는 전 세계 코로나19 추이, 보편적인 백신 접종 현황, 일본의 코로나19 진정 상황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달성할 수 있다.
당장 일본의 여론도 좋지 않다.
교도통신의 10일 전화 여론 조사 결과 올림픽 취소·재연기 응답률은 역대 최고치인 80%를 찍었다.
지난해 연말 NHK 조사 때 부정 여론 63%보다도 17%포인트 높은 수치다.
여러 국제대회 일정상 올림픽을 추가로 연기할 순 없다.
유일한 선택지는 취소다.
1·2차 세계대전 시기를 제외하곤 4년마다 열리던 인류화합의 대제전 올림픽이 올해에도 열리지 않으면 IOC, 일본 정부, 올림픽만을 준비해 온 각 나라의 선수들 모두 패자가 된다.
IOC는 막대한 중계권 수입, 글로벌 기업의 후원 수입을 잃는다.
8년간 올림픽 준비에 매진해 온 일본 정부와 도쿄도(都) 정부는 시설 투자·보수·유지에 들어간 비용을 한 푼도 빼내지 못하고 깡통을 찬다.
기업의 뒷받침으로 올림픽을 준비해 온 각 나라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 역시 후원이 끊겨 생존의 문제와 맞닥뜨린다.
도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은 선수들은 꿈을 실현할 기회마저 잃는다.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프로스포츠는 관중이 없어 재정 운영에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스포츠는 각 나라의 방역 지침 단계에 따라 관중 입장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국내 겨울철 스포츠의 대명사인 프로배구, 프로농구, 여자 프로농구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방침에 따라 '무관중'으로 시즌을 운영 중이다.
스포츠는 코로나19 무기력증에 빠진 채 경기장을 찾을 수도 없는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본연의 순기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선수, 구단과 프로 스포츠를 지탱하는 3대 축의 하나인 팬이 없는 경기는 생동감을 상실했다. 팬들의 지갑에서 나오는 입장 수입, 팬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마케팅 수입 등으로 연명하는 프로야구, 프로축구 구단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레이스를 완주해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지만, 수백억원 이상의 재정 손실을 봤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낮은 단계였을 때엔 그나마 구장 수용 규모 최대 50%의 관중이 관람석을 메웠다.
하지만 이런 시기는 극히 짧았고, 선제적 방역 차원에서 무관중 또는 관중 10% 미만으로 경기를 치를 때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정은 다른 나라도 비슷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팀당 60경기만 치르는 초미니 시즌을 벌였고, 그나마도 무관중 탓에 각 구단은 돈을 못 벌었다.
그 결과가 스토브리그에서 예년보다 훨씬 더딘 선수 계약으로 이어졌다. 거품, 방울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버블(bubble)은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뜻으로 재탄생했다.
코로나19의 감염을 막아주는 거품 막, 방울 막을 치면, 선수들은 그 안에서 안전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뜻으로 버블의 의미는 진화했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포스트시즌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이 홈 앤드 어웨이에서 탈피해 이동 경로를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특정 지역에서만 모여 열리기도 했다.
인류가 코로나19 퇴치 전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침방울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감염 우려 탓에 관중이 들어오더라도 예전처럼 경기장이 함성으로 들끓는 일은 당분간 보기 어렵다. 어쩌면 그런 시절로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연합뉴스
프로스포츠 무관중 직격탄…구단은 재정난·경기는 생동감 상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역병이 등장하기 전과 후의 풍경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팬들로 가득했던 경기장은 현재 텅 비었다.
인류 최대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은 전쟁이 아닌 이유로는 처음으로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열기로 한 도쿄하계올림픽은 올해 7월로 1년 미뤄졌다. 올림픽 연기도, 전염병에 의한 올림픽 연기도 모두 사상 최초의 일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던 2020년 3월 24일,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합의로 전격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의 운명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봄, 여름, 가을을 거쳐 북반구의 겨울에 3차 파동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못한 탓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영국발(發)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고자 국경을 봉쇄하고, 8일에는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누그러뜨리려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 한 달 기한의 긴급 사태를 선언했다.
그러나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일본 전역으로 긴급 사태를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이 12일 나왔다.
올림픽을 치르는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13일 현재 191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IOC와 일본 정부는 인류가 바이러스를 극복했다는 희망의 징표로 삼고자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원대한 목표는 전 세계 코로나19 추이, 보편적인 백신 접종 현황, 일본의 코로나19 진정 상황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달성할 수 있다.
당장 일본의 여론도 좋지 않다.
교도통신의 10일 전화 여론 조사 결과 올림픽 취소·재연기 응답률은 역대 최고치인 80%를 찍었다.
지난해 연말 NHK 조사 때 부정 여론 63%보다도 17%포인트 높은 수치다.
여러 국제대회 일정상 올림픽을 추가로 연기할 순 없다.
유일한 선택지는 취소다.
1·2차 세계대전 시기를 제외하곤 4년마다 열리던 인류화합의 대제전 올림픽이 올해에도 열리지 않으면 IOC, 일본 정부, 올림픽만을 준비해 온 각 나라의 선수들 모두 패자가 된다.
IOC는 막대한 중계권 수입, 글로벌 기업의 후원 수입을 잃는다.
8년간 올림픽 준비에 매진해 온 일본 정부와 도쿄도(都) 정부는 시설 투자·보수·유지에 들어간 비용을 한 푼도 빼내지 못하고 깡통을 찬다.
기업의 뒷받침으로 올림픽을 준비해 온 각 나라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 역시 후원이 끊겨 생존의 문제와 맞닥뜨린다.
도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은 선수들은 꿈을 실현할 기회마저 잃는다.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프로스포츠는 관중이 없어 재정 운영에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스포츠는 각 나라의 방역 지침 단계에 따라 관중 입장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국내 겨울철 스포츠의 대명사인 프로배구, 프로농구, 여자 프로농구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방침에 따라 '무관중'으로 시즌을 운영 중이다.
스포츠는 코로나19 무기력증에 빠진 채 경기장을 찾을 수도 없는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본연의 순기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선수, 구단과 프로 스포츠를 지탱하는 3대 축의 하나인 팬이 없는 경기는 생동감을 상실했다. 팬들의 지갑에서 나오는 입장 수입, 팬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마케팅 수입 등으로 연명하는 프로야구, 프로축구 구단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레이스를 완주해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지만, 수백억원 이상의 재정 손실을 봤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낮은 단계였을 때엔 그나마 구장 수용 규모 최대 50%의 관중이 관람석을 메웠다.
하지만 이런 시기는 극히 짧았고, 선제적 방역 차원에서 무관중 또는 관중 10% 미만으로 경기를 치를 때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정은 다른 나라도 비슷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팀당 60경기만 치르는 초미니 시즌을 벌였고, 그나마도 무관중 탓에 각 구단은 돈을 못 벌었다.
그 결과가 스토브리그에서 예년보다 훨씬 더딘 선수 계약으로 이어졌다. 거품, 방울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버블(bubble)은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뜻으로 재탄생했다.
코로나19의 감염을 막아주는 거품 막, 방울 막을 치면, 선수들은 그 안에서 안전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뜻으로 버블의 의미는 진화했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포스트시즌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이 홈 앤드 어웨이에서 탈피해 이동 경로를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특정 지역에서만 모여 열리기도 했다.
인류가 코로나19 퇴치 전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침방울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감염 우려 탓에 관중이 들어오더라도 예전처럼 경기장이 함성으로 들끓는 일은 당분간 보기 어렵다. 어쩌면 그런 시절로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