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 났네"…민주, '국힘-安' 단일화 갈등에 미소

우상호 "경선일정 빨리 정하라"…박영선에 견제구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놓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의 갈등이 깊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속웃음을 짓고 있다. 단일화 여부를 떠나 야권의 밀고당기기가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지는 조짐 자체가 선거에 호재라는 판단에서다.

당내에선 "서울시장 선거의 '히든카드'가 안철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우원식 의원은 14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대표에 대해 "본인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한 것 같다. 그래서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 정치를 이야기하지만 실현을 해보지 못한 안 대표와 새 정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국민의힘의 갈등과 조율, 자리싸움, 이전투구를 한 번 구경해볼 만한 판"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과거(2012년 대선) 단일화를 논의할 때의 안 대표를 생각하면 진통이 꽤 있을 것으로 본다.

아마 국민의힘이 고생을 많이 할 것 같다"며 "우리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안 대표로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오히려 해볼 만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는 여러 차례 큰 선거에 출마해 장, 단점이 다 드러나 있다"며 "우리도 경쟁력 있는 후보를 갖춘 만큼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경선 일정 확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흥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2월 말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치른다는 대략적인 일정만 발표한 상태다.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쓸쓸하고 외롭다"며 "조속히 서울시장 경선 일정을 확정하고 발표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는 "특정후보의 등판 시점을 고려해 일정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언론이 제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개각 시점에 맞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향한 견제구다
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남편과 함께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영상을 공유하며 "남편이 처음엔 뒷모습만 찍겠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제작진이 임영웅 가수 방청권 한 장을 주는 것으로 협상했는데 실제로 주지는 않았다"는 후일담을 전하며 친근한 모습을 부각했다.

제3후보로 불리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영입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된다. 우원식 의원은 김 전 부총리에 대해 "역량이 참 대단하신 분"이라며 "'대안이 없다면 내가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제가 얘기를 들었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