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함께한 영국 최고령 쌍둥이 자매 코로나19로 이별

이달초 함께 확진돼 한명 먼저 세상 떠나
가족 "100살까지 살겠다 했는데 비통해"
영국에서 평생을 함께한 96살 일란성 쌍둥이 자매 중 한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BBC방송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웨스트랜즈주 팁턴에 사는 쌍둥이 자매 도리스 홉데이와 릴리언 콕스(96)는 이달 초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했다.

그러나 홉데이는 코로나19에 걸린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5일 끝내 별세했다.

콕스는 다행히 코로나19에 굴하지 않고 최근 퇴원해 회복하고 있다. 콕스가 홉데이의 사망 소식을 접한 것은 지난 18일이다.

가족은 콕스가 충격에 빠질 것을 우려해 그가 회복할 때까지 홉데이의 사망 사실을 숨겼다.
가족은 "도리스를 이렇게 잃어서 비통하다"면서 "두 분 모두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비롯해 즐거운 생활을 하며 100살까지 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라고 슬퍼했다. 이어 "두 분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모두와 공유할 수 있었던 데 대해 감사하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팁턴 쌍둥이'라고도 불린 홉데이와 콕스는 영국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쌍둥이에 속했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BBC 브렉퍼스트', ITV의 '굿모닝 브리튼' 등 아침 방송에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95번째 생일 당시 BBC방송에 출연한 콕스는 장수의 비결을 묻자 홉데이를 예로 들며 "성관계를 하지 않고 기네스 맥주를 많이 마신다"라고 답해 웃음을 줬다.

자신의 장수 비결에 대해선 "레모네이드"라고만 답했다.

자매는 '모든 것을 함께 하는 사이'였다고 BBC는 전했다.

같은 에일맥주 공장에서 근무했으며 각자 결혼한 후에도 이웃으로 지냈다.

최근까지는 팁턴의 노인 보호시설에서 함께 지냈다. 현재 홉데이를 기리기 위한 온라인 모금 페이지가 개설됐으며, 모금액은 11년 전 별세한 그의 남편 레이먼드를 지원했던 시각장애인센터에 기증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