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류현진, 기약 없는 가족과 '작별' 인사

코로나 확산세 여전해 재회 일정 잡지 못해…미국서 혼자 생활
아내 배지현씨 "나와 딸이 언제쯤 미국으로 건너갈지 예상 어려워"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앞에서 아내 배지현 씨, 아버지 류재천 씨, 어머니 박승순 씨와 포옹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합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가족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한 것이다.

미국 무대 진출 후 매년 이맘 때마다 하는 출국이지만 올해는 더 애틋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을 넘기가 쉽지 않아진 터라 류현진으로선 가족과의 재회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메이저리그 일정이 끝나는 11월에야 가족과 만날 수 있다.

류재천 씨는 "아들이 (2020년) 토론토로 이적한 뒤에 한 번도, 경기장에서 아들의 투구를 보지 못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서, 후반기에라도 미국으로 건너가 아들을 응원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라고 바랐다.

이어 "현진이가 딸을 정말 예뻐한다. 딸을 두고 가는 마음이 얼마나 무겁겠나"라고 덧붙였다.

아내인 배지현 전 아나운서도 "나와 딸이 언제쯤 미국으로 건너갈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두 달 동안 미국에서 혼자 지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7월 말로 늦춰져 류현진은 토론토 스프링캠프가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남아 개인 훈련을 했다.

아내 배지현 씨는 그해 5월 더니든에서 딸을 출산했다.

류현진이 정규시즌 중에는 호텔 생활해야 하는 터라, 배지현 씨와 딸은 8월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류현진은 외로운 시간을 잘 견뎠다.

그는 지난 시즌 토론토 에이스로 활약하며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올렸고, 토론토는 2016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올해는 홀로 견뎌야 할 시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는 4월 2일 정규시즌을 시작한다.

팀당 162경기 완주가 구단과 선수들의 목표다.

토론토 구단이 홈구장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를 쓰지 못하고, 임시 홈구장을 정해 2021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어서 류현진은 기나긴 호텔 생활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일단 류현진은 야구에 전념할 생각이다. 그는 출국장으로 들어서기 전 "곧바로 (팀 훈련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더니든으로 간다"며 "이제는 야구에 전념할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