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문화(5.18광주민주화운동 실체 밝힌 장편소설 '1980…)

5.18광주민주화운동 다룬 장편소설 '1980년 5월 18일'
송금호씨, '신군부 편'과 '민주시민 편'으로 나눠 출간

언론인 출신의 송금호 씨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실체를 다른 장편소설 '1980년 5월 18일'을 펴냈다. 송씨는 역사와 상상력을 옴니버스 형태로 기술한 이 장편소설을 '신군부 편'과 '민주시민 편' 두 권으로 구성해 출간했다.

기존의 5.18 관련서와 영화가 피해자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뤘다면 이번 책은 5.18항쟁이 일어난 배경과 과정, 그 속에서 진행된 신군부의 공작 이야기와 이에 맞선 시민들의 투쟁과 가슴 아픈 사연을 담고 있다.

'신군부 편'에서는 12.12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신군부가 헌법상의 최고 권력인 대통령이 되기 위해 벌인 집권공작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주인공은 전두환과 이학봉, 권정달, 허화평, 허삼수 등 당시 보안사의 핵심참모들로, 소설에는 공작명 '오동나무'를 만들어 집권계획을 실행해가는 모습과 당시 국민들의 직선제 요구를 무너뜨리기 위해 광주를 폭동의 도시로 만드는 공작명 '무등산'의 실행 작전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을 학살하는 군사작전 속에서 갈등하는 군인들과 시민들의 처절한 항쟁 모습도 재현해낸다.

'민주시민 편'에는 광주항쟁의 정신적 지주였던 홍남순 변호사를 비롯한 당시 항쟁 관련자들의 삶과 투쟁의 모습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부친의 친일 속죄를 위해 일본에서 귀국해 의술을 펼치던 대학교수와 그 일가족의 삶이 5.18로 처참하게 파괴돼버린 안타까운 사연들이 담겨 있다. 역사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당사자의 고백과 실행자의 양심선언이 있어야 하지만 한국 현대사의 최대 사건인 5.18항쟁에 대해선 아직도 남아 있는 기록에만 의존하는 실정. 안타깝게도 그 기록마저 당시 권력자들에 의해 조작·은폐되고 폐기돼 진실을 밝히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다.

이에 작가는 팩션소설 형태의 작품으로 그 진실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군작전기록, 당시 중앙정보부와 보안사의 기록, 신군부 공작 참여자들의 증언, 미군 정보원의 증언을 뼈대로 한 가운데 작가 자신의 상상력으로 당시 신군부의 집권공작 시나리오와 실행상황을 재구성했다. 5.18항쟁 당시 광주505보안부대 수사관을 지냈던 허장환 씨는 추천의 글을 통해 "이 책은 비록 소설이지만 거의 사실이다.

광주항쟁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면서 상부의 지시를 받아 공작에 참여했다"고 들려준다.

허씨는 이어 "5.18은 광주민중항쟁이면서 신군부의 명백한 학살행위다"며 "이 책은 신군부의 집권 공작내용을 들춰냈다.

당시 일부 공작에 참여했던 나로서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북치는마을. 각권 334쪽(민주시민 편)·360쪽(신군부 편). 각권 1만4천5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