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테랑 기후변화 외교관 재등용…"미국과 협상 염두"

홍콩 매체 "미중 기후변화 협상 이끈 셰전화, 퇴임 1년 만에 기후특사로 복귀"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미중 관계 개선에 희망을 거는 가운데 퇴임한 베테랑 외교관을 기후변화 특사로 재등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강경 기조를 유지해도 기후변화 등에서는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서 중국이 '맞춤 인사'를 했다는 분석이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셰전화(解振華·71) 전 중국 중국기후변화사무 특별대표가 기후특사로 재등용됐다고 보도했다.

중국국가기후변화전략연구 국제협력센터 쉬화칭(徐華淸) 주임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셰 전 특별대표가 기후변화 특사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SCMP는 아직 당국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또 다른 소식통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기후외교를 10년 넘게 이끌어온 셰 전 특별대표는 지난해 초 퇴임한 후 생태환경부 고문과 칭화대 학장을 맡고 있다.

그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시절이던 2007년부터 중국의 기후변화 협상 대표로 활동해왔으며, 파리기후협약 1년 전인 2014년 기후변화 대응 관련 미중의 공동 발표를 이끌었다. SCMP는 "셰전화의 재등용은 미국을 향해 외교 채널이 여기에 있다고 알리는 분명한 맞춤형 인사"라고 밝혔다.

이어 그가 공산당 간부 정년인 65세를 훌쩍 넘겼지만, 기후변화 협상 관련 경륜을 갖춘 경쟁력 있는 리더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취임식 직후 파리기후협약에 미국이 복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파리기후협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해 국제사회에 논란을 일으켰다.

SCMP는 "바이든 행정부 취임으로 기후변화 논의가 정상 궤도로 돌아왔고 논의해야 할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면서 "셰전화는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력이 절박한 시기에 돌아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기후특사로 일찌감치 낙점해 기후변화 이슈에 힘을 실었으며, 오는 4월 22일 국제기후정상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케리 특사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문제는 미중이 협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슈"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