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오르면서 증권사에 10억원 이상을 예탁한 자산가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자기자본 순)에 10억원 이상 예치한 자산가는 총 5만623명으로 집계됐다.
예탁 자산은 주식은 물론, 펀드 등 금융상품 평가금액, 대기자금(현금) 등을 포함한다.
이는 2019년 말 3만3천30명에서 53.3%(1만7천593명) 늘어난 규모로, 이들 증권사의 10억원 이상 예탁 자산가가 5만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들 증권사에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보유한 자산이 최소 50조원을 넘는 셈이다.
10억원 이상 고객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2019년 말 1만680명에서 2020년 말에는 1만5천780명으로 47.8%(5천100명) 증가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40%에서 많게는 60% 이상 숫자가 늘어났다. 1억원 이상 고객수 증가율은 더 높았다.
KB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의 1억원 이상 고객 수는 2019년 말 45만4천200여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75만400여명으로 약 30만명(29만6천200명) 늘어났다.
증가율은 65%다. 미래에셋대우가 16만4천600명에서 25만1천700명으로 53% 가까이 늘어났고, 다른 증권사들은 7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30억원 이상 자산가 수도 늘었다.
30억원 이상 고객이 가장 많은 삼성증권의 경우 2019년 말 1천984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2천841명으로 43.2% 증가했다.
이처럼 억대 이상 고객들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속에서도 증시가 급등하면서 개인들의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2019년 말 2,197.67에서 지난해 말에는 2,873.47까지 뛰어오르며 30.8% 상승했다.
코스닥도 669.83에서 968.42로 44.6%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1년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은 코스피에서 47조원, 코스닥시장에서 16조원 등 총 63조 이상에 달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그동안 주식을 한 번도 하지 않다가 새롭게 계좌를 만들거나 기존 계좌에 돈을 더 넣으신 분들도 있고, 주식 상승으로 평가금액이 더 늘어난 고객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 5대 증권사 10억 및 1억원 이상 고객수 합산 증가율 (단위 : 명, %) ┌───────────┬─────────┬────────┬─────┐ │ 구분 │ 2020년 말 │ 2019년 말 │ 증가율 │ ├───────────┼─────────┼────────┼─────┤ │ 10억 이상 │ 50,623 │ 33,030 │ 53.3 │ ├───────────┼─────────┼────────┼─────┤ │1억 이상(KB증권 제외) │ 750,455 │ 454,279 │ 65.2 │ ├───────────┼─────────┼────────┼─────┤ │ 30억 이상(삼성증권) │ 2,841 │ 1,984 │ 43.2 │ └───────────┴─────────┴────────┴─────┘ ※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자기자본순)